LG 오지환(왼쪽), 삼성 박해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길준영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엔트리가 지난 11일 발표되자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그중 하나가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의 대표팀 발탁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면 현역 입대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대표팀 전원에게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데 아시아에서 수준 높은 프로야구리그를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대만뿐이다. 이중 일본은 아시안게임에 프로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는다. 대만은 프로선수들이 나오긴 하지만 프로리그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떨어져 전력에서도 뒤쳐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가대표에 승선만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도 모두 한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많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이 때문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는 최상의 전력을 꾸리는 것보다는 KBO리그 팀별로 군 미필 선수들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큰 관심사가 돼왔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전원 군 미필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야구의 만약은 없다지만 정말로 미필 선수로만 대표팀을 선발했다면 어떤 엔트리가 나왔을까. 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군 미필 선수들로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구성해봤다.

넥센 최원태(왼쪽 상단부터), 롯데 박세웅, 롯데 윤성빈, 두산 곽빈, NC 이민호, 삼성 최충연. 스포츠코리아 제공
▲ 우완 - 최원태(넥센), 박세웅, 윤성빈(이상 롯데), 곽빈(두산), 이민호(NC), 최충연(삼성)

그동안 KBO리그에 젊은 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계속됐지만 최근 강한 구위를 뽐내는 어린 투수들이 많이 등장했다.

특히 최원태는 이미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활약에 이어 올 시즌 13경기 6승 6패 77.2이닝 평균자책점 4.06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실제 엔트리에서는 제외돼 아쉬운 케이스다.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박세웅은 올 시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지난 9일 KIA전에서야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은 만큼 경험차원에서라도 출전할만하다.

윤성빈과 곽빈은 모두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어린 투수들이다. 아직 제구력이 불안한 측면이 있지만 향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이민호는 선발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불펜 전향 후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최충연은 유일하게 실제로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됐다. 지난 2시즌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올 시즌 크게 성장했다.

두산 함덕주(왼쪽), NC 구창모. 스포츠코리아 제공
▲ 좌완 - 함덕주(두산), 구창모(NC)

좌완은 우완에 비해 두드러지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함덕주라는 걸출한 투수가 있는 포지션이다. 함덕주는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구원투수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31경기 5승 1패 2홀드 13세이브 35이닝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구창모는 함덕주만큼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괜찮은 구위와 나쁘지 않은 제구력을 갖춘 좌완이다.

KT 고영표(왼쪽부터), 삼성 심창민, 한화 김재영. 스포츠코리아 제공
▲ 사이드암 - 고영표(KT), 심창민(삼성), 김재영(한화)

이번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가장 논란이 커진 포지션이 바로 사이드암 투수일 것이다.

예상을 뒤엎고 고영표와 심창민이 국가대표에 승선하지 못했다. 고영표는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심창민은 선동열 국가대표 전임감독이 가장 힘들었던 결정이라고 말했을 만큼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김재영은 선발자원이라는 점에서 박치국 대신 선정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의 좋았던 모습을 올 시즌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선발진에서 충분한 이닝을 소화해줬다.

KT 이해창(왼쪽), 한화 지성준. 스포츠코리아 제공
▲ 포수 - 이해창(KT), 지성준(한화)

포수는 예비엔트리에 군 미필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다.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던 이해창은 이미 군 면제 판정을 받아 병역 혜택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일단 군 미필 포수이므로 이 명단에는 포함시켰다.

예비 엔트리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로 확대해도 군 미필 포수 중 이렇다 할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는 지성준과 나종덕(롯데) 정도다. 이중 타격에 좀 더 강점이 있는 지성준을 선택했다.

LG 양석환(왼쪽부터), NC 박민우, LG 오지환, 넥센 김하성, 롯데 한동희, 삼성 강한울. 스포츠코리아 제공
▲ 내야수- 양석환, 오지환(이상 LG), 김하성(넥센), 박민우(NC), 한동희(롯데), 강한울(삼성)

주전 라인업은 1루수 양석환, 2루수 박민우, 유격수 오지환, 3루수 김하성이다. 한동희와 강한울은 백업을 맡는다. 이들 중 실제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오지환, 김하성, 박민우 3명이다.

김하성의 주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3루수비도 가능하다. 올 시즌에도 8경기에서 3루수를 맡아 19이닝을 소화했다. 국가대표 승선에 논란이 큰 오지환은 미필로만 구성된 라인업이라면 이견 없이 주전 유격수를 맡을 것이다.

양석환은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1루수 중에서 유일한 군 미필 선수다. 공수 모두 충분히 주전 1루수를 맡을만하다. 박민우는 올 시즌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지난 4년간 뛰어난 활약을 한만큼 실제 엔트리에 포함된 것도 이상하지 않다.

한동희와 강한울은 기량면에서는 다른 선수들에게 다소 못 미친다. 다만 한동희는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이고 강한울은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KT 강백호(왼쪽부터), 삼성 박해민, 넥센 이정후, NC 김성욱, 넥센 임병욱. 스포츠코리아 제공
▲ 외야수- 강백호(KT), 박해민(삼성), 이정후, 임병욱(이상 넥센), 김성욱(NC)

외야에는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은 어린 선수 두 명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이정후와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강백호다. 이정후는 이미 유망주 딱지를 떼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으며 강백호는 고졸신인 타자의 첫 시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실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박해민이었다. 오지환과 더불어 대표팀 승선 여부가 관심사였던 박해민이지만 승선 가능성은 당초부터 높게 점쳐졌다. 리그 최고의 수비와 주루 능력을 갖춰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임병욱과 김성욱은 모두 운동능력이 뛰어난 툴 플레이어들이다. 다만 두 선수 모두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물론 두 선수 모두 아직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은 상당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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