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정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전영민 기자] SK 마무리 투수 박정배가 힐만 감독의 무한 신뢰에도 불구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SK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SK는 26승 15패를 기록하며 리그 순위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두산은 최근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27승 14패로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힐만 감독은 마무리 투수 변경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정배는 17경기에 나서 16.1이닝을 소화하며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 중이었다.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지만 한 팀의 마무리투수로서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와 달리 최근 경기에서 박정배의 구위가 눈에 보일 정도로 떨어졌다는 것이 불펜진 보직 변경이 제기된 이유였다.

이에 관해 힐만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바꿀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은 뒤 “박정배의 경우 시즌 초부터 구위가 들쑥날쑥했다. 어떤 날은 좋았다가 그 다음에는 좋지 않고, 다시 구위가 좋고의 패턴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용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어도 다음 등판에서 다시 구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괜찮다”고 박정배가 마무리투수로서 활약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의 기대와 달리 박정배는 4-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두산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단독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던 두산에 당한 패배이기에 더욱 아쉬운 박정배의 블론세이브였다.

그는 첫 타자 김인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오재원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추가하면 되는 상황에서 박정배는 허경민에게 2루타,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김재환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맞고 무너졌다.

지난달 25일 문학 두산전에서의 블론세이브 상황과 흡사했다. 당시 3-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박정배는 정진호에게 2루타, 박건우에게 투런포, 양의지에게 솔로포를 헌납하며 역전을 내줬다. 다행히 연장 승부 끝에 팀은 7-6으로 승리하긴 했으나 박정배의 투구 내용은 아쉬움을 남겼다.

SK는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의 패권 탈환을 노린다. 실제로 현재까지 보여준 선발 투수진과 타선의 적절한 조화가 이어진다면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들쑥날쑥한 마무리투수의 피칭은 위험 부담이 크다. 박정배가 다음 등판에서는 힐만 감독의 기대에 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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