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노리는 타이거즈의 첫 행보, 최원준 500m 5.93초, 박정수 4km 17분 06초로 1위…'챔피언의 시즌은 벌써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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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정말 이 테스트는 통과하기 어려워요." "1월 내내 달리기 연습만 죽어라 했어요." "지금 너무 힘들어요, 말할 정신도 없어요."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 같아요."

힘들지만 그래도 필요하다. 프로 선수들에게 자기 몸을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3월부터 10월까지 1년 가까이 시즌을 소화하면 비시즌에 쉬고 싶은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늘어지면 안된다. 그래서 김기태 감독이 생각한 묘수가 바로 '체력 테스트'다.

KIA는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와 광주 월드겁경기장에서 선수단 체력 테스트에 들어갔다. 모두 67명이 참여했다. 오전에 인바디 검사(체중, 근육량, 체지방 등)을 실시한 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경기장으로 이동해 달리기 테스트를 치렀다.

작년 한 해,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양현종은 "인바디 검사 때문에 먹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면서 "이번 주까지는 맘껏 먹고 시즌 위한 몸을 만들 생각이다. 이 테스트는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다"라고 말한다.

식단 관리부터 시작해 런닝 테스트를 온전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체력을 키우고 몸을 만들어야 한다. 자칫 탈락하면 올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질 수 있다.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선수들은 간만에 모여 환하게 웃으며이야기 했지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달리기는 50m 단거리와 4km 중거리, 두 가지를 실시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50m 단거리는 6초대를 끊었다. 하지만 5.93초를 찍은 선수가 있다. 바로 내야 유망주 최원준이다. 그는 "전 제가 1군 주전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력으로 인정 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서 챔피언스필드 3층 계단을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며 달리기 준비를 했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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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4km 중거리 달리기는 조를 나누어서 실시했다. 30대 이상의 선수들의 경우는 400m 트랙 10바퀴 대신 8바퀴 정도로 조정을 하면서 뛰게 했고, 20대 젊은 선수들은 10바퀴를 꼬박 채우면서 전력을 다해 테스트를 치렀다. 작년에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온 투수 박정수가 4km 10바퀴를 17분 06초에 뛰며 전체 1등으로 들어왔다.

박정수는 "함평에서 동료들과 함께 스케줄에 맞춰 훈련하면서 몸을 만들었다"며 1위를 한 비결을 살짝 귀뜸해줬다. 하지만 예전처럼 엄격한 잣대로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연령 및 현재 몸 상태에 맞춰 진행이 됐다.

베테랑 김주찬 및 이범호의 경우는 김기태 감독이 직접 제외를 시켰다. 베테랑을 존중하는 김 감독의 배려였다. 그 외에도 임창용, 김세현, 최형우, 등 주전급 선수들과 발목 수술을 받은 김선빈의 경우도 빠졌다. 또한 이날 KIA와 1년 1억 계약을 맺은 베테랑 정성훈도 제외 됐다.

체력테스트 결과는 '전원 합격'이었다. 자발적으로 체력을 다지고 오길 바란 김기태 감독의 의중이 통한 셈이다. 체력테스트를 통해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오는 2월 1일부터 실시되는 스프링캠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허영택 대표이사와 함께 체력테스트를 지켜본 조계현 단장은"선수들의 각오가 단단한 것 같아서 아주 든든하다. 즐겁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시즌이 빨리 시작한다. 8월 경에는 아시안 게임으로 인해 시즌이 2주 가량 멈춘다. 초반에 치고 나가지 못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향후 KIA는 전지훈련 참가 명단을 최종적으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KIA는 오는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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