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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베어스 영구결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레전드 박철순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니퍼트라면 기꺼이 내 등번호 21번을 양보하겠다. 니퍼트는 외인 선수가 아니다."

은퇴 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 봤다. 지난 2011년부터 무려 7년간 두산에서 뛰었다. 통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역대 KBO 리그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라고 해도 이견이 없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두산에 두 번이나 우승을 안기면서 팀 동료들과 함께 얼싸안고 기뻐했다.

그런 니퍼트가 두산을 떠난다. 지난 11일 두산은 롯데에서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과 계약했다. 이미 보우덴의 대체 외인으로 프랭코프를 뽑았기에 두산에 니퍼트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

두산은 2연패 이후, 올해 역시 강력하게 우승을 노렸다. 후반 들어 2위까지 올라오며 저력을 보였고 플레이오프에서 NC는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기세가 이어질 것이라 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KIA에게 졌다. 1승 4패, 생각 이상으로 허무하게 당했다. 1차전은 팀이 이겼으니 그나마 사정이 나은데, 5차전에서 니퍼트가 이범호에게 만루포를 허용하며 사실상 경기를 내줬다.

두산은 생각했다. 변화가 필요했고 곧바로 행동했다. 올해 시즌 성적은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썩 나쁜 기록은 아니었지만 만 36살이라는 나이가 니퍼트에게는 큰 걸림돌이었다.

니퍼트와 함께 한다면 내년에 우승을 차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산도 니퍼트와 함께 가고 싶지만, 점점 떨어지는 기량를 무시할 수 없었고 210만달러(한화 약 22억 9000만원)의 연봉은 너무 많았다.

끝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양 측은 협상에 실패했고 두산은 외인 구성을 마무리, 니퍼트는 두산에서 나오게 됐다. 그렇다면 니퍼트를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아직 외인 선수 계약을 끝내지 않은 팀은 LG, 롯데, NC, 삼성, kt까지 5개지만 LG는 허프, 리즈, 혹은 소사가 유력하다. 간다면 4팀 중 한 팀으로 갈 수 있다.

니퍼트는 두 자릿수 승수는 확실하게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적응 면에서도 문제가 전혀 없다. 하지만 니퍼트가 두산에서 나올 것이라 봤던 이는 많지 않았다.

타 팀의 경우도 사전에 계획하고 물색한 선수를 다 버리고 갑자기 니퍼트를 데려오는 것도 쉽지 않다. 과연 니퍼트를 내년에도 KBO리그에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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