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수진 기자]‘적토마’ 이병규(43)가 해설위원 정장을 벗고 또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다. 사이즈도 현역 때와 같다며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핏을 자랑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이병규 코치 간담회를 열었다. 감독이 아닌 코치 취임에 관한 간담회가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를 맞이하는 LG의 자세는 남달랐다.

이병규는 앞서 LG의 신임 코치로 선임됐다. 은퇴 후 1년 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이병규는 오랜만에 LG 유니폼을 입고 간담회장에 나타났다.

다른 구단이 먼저 코치를 제안했다면 갔을 것이냐는 질문에 이병규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병규는 “내 선수 생활의 시작은 LG였다”며 “지도자로서의 시작 역시 LG에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7년 단국대 졸업 후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2016년 은퇴할 때까지 1741경기에 나와 통산 타율 3할1푼1리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147도루를 기록한 LG의 간판선수였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3시즌(2007~2009년)을 보낸 것만 제외하면 17년간 LG에 뼈를 묻었다.

프로 시절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97년 신인왕을 차지한 이병규는 골든글러브에서 7회(외야수 6회, 지명타자 1회), 타격왕 2회, 최다안타왕 4회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2011년에는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을 받기도 했다.

이병규는 초임 코치로서 아직 구체적인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다른 각오로 팀에 돌아왔다. 1년간 해설위원으로서 배운 선수와 팀을 분석하는 시선 또한 지도자 생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도자로서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이병규는 2군 코치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병규는 이에 대해서도 “2군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병규는 먼저 다가서는 지도자보다는 한 발 물러서 필요한 도움을 주는 지도자를 꿈꿨다. 닮고 싶은 지도자로는 주니치 시절 함께 했던 이시미네 가즈히코 타격코치를 꼽았다.

이병규에 따르면 가즈히코 코치는 선수들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다가와서 부족한 점을 묻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지도했다. 이병규는 선수들이 직접 스스로 찾아서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규의 지도자로서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병규가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LG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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