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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다. 막판 들어 이 정도의 성적으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가져가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LG의 마음은 알겠지만, 현실은 이와 별개다.

일단 경기력에서 차이가 크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가장 강점으로 내세웠던 마운드마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선발은 허프를 비롯, 그럭저럭 버티는데 불펜이 지쳐버렸으니 답이 없다.

타선은 여전히 약하다. 언제까지 박용택인가, 라는 말이 나와도 할 말이 없다. 중심타선만 놓고 봐도 차이가 있다. 최근 연달아 LG에 고춧가루를 뿌린 막내구단 kt의 중심타선이 로하스, 윤석민, 유한준, 박경수다.

그에 비해 LG는 박용택, 김재율, 양석환, 채은성 정도다. 네임벨류가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하는 투수가 느끼는 무게감과 위압감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전날 한화전에서 LG는 막판까지 추격에 추격을 가했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그나마 8회 박용택이 솔로포를 쳐내며 1-2로 따라갔지만, 결국 마지막 9회 공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상대 정우람을 상대로 이형종은 외야 뜬공, 김재율은 삼진, 강승호도 삼진이었다. 누가 봐도 한 방을 기대하기 힘든 타자들이었다. 그렇게 LG는 아쉽게도 또 졌다.

이와 동시에 광주에서는 SK가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4-3으로 승리했다. 마지막 9회 공격에서 대타 최형우에게 얻어낸 병살타가 제대로 적중했다. SK는 승리 후, 상당히 크게 기쁨을 표시했다.

전날 승리로 SK는 73승 1무 67패(0.521)이 되면서 사실상 가을야구 확정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 됐다. 반면 LG는 65승 3무 66패(승률 0.496)로 리그 7위까지 떨어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5강 구도는 LG와 SK의 경쟁으로 좁혀진 양샹이다. 하지만 한 팀은 5위 확정을 얼마 남겨두지 않게 됐고, 다른 팀은 가을은 커녕 7위로 추락하며 3.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이제 LG에게 남은 잔여 경기는 10경기다.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자력으로 5위를 가려면 여기서 10승 전승을 해야 한다.

만약 LG가 기적의 10연승을 기록하면 SK는 잔여경기 3경기를 모두 잡아도 5위에서 떨어진다. 하지만 지금의 LG의 분위기를 보면 10연승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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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더욱 사라지는 이유는 SK가 잔여 3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LG는 10경기에서 4패만 당해도 끝이라는 점이다. 5할 승률을 넘어도 무조건 떨어진다는 것은 LG에게 비극과도 같다.

총체적 난국과 더불어 팀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슬럼프에 빠졌다는 점에서 LG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LG는 왜 이렇게 코너에 몰렸을까? 조금 시선을 달리 해보자.

각 팀마다 컬러가 있고, 이를 상징하는 선수와 팀을 이끄는 정신적인 리더가 있다. KIA는 결정적인 순간, 팀에 한 방을 선사하는 베테랑 이범호와 김주찬, 100억 최형우가 있다.

두산은 김재호나 오재원이 있고 NC는 은퇴를 앞두긴 했지만 이호준이 있다. 롯데는 그래도 이대호가 있다. 하지만 LG는 없다. 손꼽아 생각해도 9번 이병규 이후, 팀에 확실한 영향을 주는 리더가 없다.

마운드는 이동현, 타선은 박용택이 버티고 있지만 두 선수 빼고 없다. 실력 면에서 월등하고 모범이 되는 베테랑이지만, 팀의 정신적 주축이라는 이미지는 옅은 편이다.

LG는 위기에서 팀에 동기부여를 해주고 선수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정신적 리더가 없다. 베테랑이 무조건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LG 리빌딩의 어두운 면이 시즌 막판에 수면 위로 올라온 느낌이다.

그렇게 5위 경쟁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젊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대신에 각자 따로 놀며 슬럼프에 빠지니 답이 없었다. 시즌 들어 가장 중요한 순간, LG는 최민창이나 배민관 등 신진급 선수로 분위기를 쇄신하려고 한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사실 현 시점에서 이들이 나서는 것 자체가 LG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확실한 정신적 리더의 부재, 리빌딩의 그림자, 그렇게 LG의 2017시즌 야구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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