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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KIA의 13일 선발 선택은 양현종이다. 4일 쉬고 나선다. 팀에게도 중요한 승부지만, 양현종 개인도 중요하다. 19승 도전이다. 20승을 목전에 둔 마지막 고지다.

KIA는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과의 경기에 양현종을 선발로 내보낸다. 팀 로테이션 상으로 4, 5선발 출격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KIA는 선발진이 명확하지 않다.

사실상 헥터-양현종-팻딘을 제외하면 없다. 그나마 임기영이 돌아왔지만, 남은 한 자리는 매번 불펜에서 긴급하게 수혈해서 쓰고 있는 형국이다.

궁금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경기를 앞두고 김기태 감독은 "13일 선발은 양현종입니다"라고 간결하게 이야기 했다. 예상 밖의 답변은 아니다. 4일 쉬고 나오는 양현종은 그리 낯설지 않다.

길게는 일주일 쉬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5일이나 6일 정도를 쉬고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4일 쉬었다고 양현종의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13일 현재, 4일 쉬고 투입된 선발 경기가 모두 7번이었는데, 그 중에서 5승 1패를 찍었다. 전반기에 유난히 승수를 많이 벌어놓은 느낌이지만, 내구성이 약하는 기존의 평가는 확실하게 뒤집은 시즌이다.

특히나 이번주, KIA는 SK와의 2연전을 시작으로 사직으로 내려가 롯데와 2연전, 그리고 광주에서 kt와 2연전을 치른다. 이래저래 5위 경쟁팀에 기세 좋은 kt까지, 쉽지 않은 일정이다.

단 1승이라도 KIA에는 소중하다. 양현종에게 휴식을 하루 덜 주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이라도 자주 투입해서 최대한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싶은 것이 KIA의 생각이다.

올해의 양현종이라면 KIA의 이러한 판단이 틀리지 않다. 13일 기준, 27경기에 나서 18승 5패 평균자책점 3.52를 찍고 있다. 리그 다승 선두다. 여기에 일찌감치 커리어 하이 경신 중이다.

게다가 양현종의 현재 페이스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20승'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도 "감히 도전해보겠다"라고 공언까지 했다.

작년에 니퍼트가 22승을 거둔 적이 있지만, 토종 투수로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가장 최근의 토종 선발 20승은 1995년 LG의 '야생마' 이상훈이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합한 20승은 1999년 정민태다. 21세기 들어서는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2승만 더 따내면 양현종은 21세기 첫 토종 선발 20승 선수가 된다.

타이거즈로 제한해도 비슷하다. 두 명, 선동열(1986년 24승, 1990년 20승, 1989년 21승)과 이상윤(1983년 20승)이 있지만 모두 구원승이 포함된 20승이다. 타이거즈 첫 토종 20승 양현종이 될 수 있다.

물론 경기 수가 144경기로 늘어났다는 점을 비롯,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이 3점대라는 것을 걸림돌로 보는 이도 있다. 20승 투수의 조건으로 '평균자책점 2점대'를 필수로 보는 시각이 그렇다.

하지만 KIA 입장에서는 양현종의 20승 도전 자체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올해의 양현종이 없었다면 KIA의 1위는 언감생심이다. 나와서 던지는 자체가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20승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 이날 승리를 거둬야 19승, 20승에 -1승을 남겨두게 된다. 이날 경기 후, KIA의 잔여 경기는 16경기다. 최대 세 번 정도의 등판 기회가 더 남아있다.

과연 양현종이 SK전에서 팀의 1위 수성과 자신의 20승 도전 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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