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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 KIA가 올해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탄탄한 백업이다. 기존에 있던 주전급 선수들이 조금씩 지쳐도 백업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니 강하다.

외야는 버나디나, 최형우, 이명기 등 고정적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들은 풀타임 소화 경력이 있으니 타격 페이스가 조금 주춤해도 알아서 잘 극복하고 다시 활약한다.

하지만 내야는 좀 다르다. 키스톤은 예외처럼 보이지만, 막상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의 백업도 마땅치 않다. 서동욱이 있지만 1루 김주찬의 백업도 생각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포지션은 3루다. 이범호는 확실히 좋은 타자다. 장타력에 있어 타 팀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체력과 부상에 대한 염려다.

그래도 KIA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이유가 있다. 프로 2년차, 최원준이 내야 백업으로 요리조리 뛰면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기에 마음이 좀 편하다.

2016년 KIA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입단, 올해 2년차 선수다. 작년에는 14경기에 나와 24타수 11안타 타율4할5푼8리 1홈런 4타점이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작년 출전 경기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27일 현재, 37경기에 나와 75타수 28안타 타율3할7푼3리 2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범호의 빈 자리를 채우거나 유격수, 혹은 2루수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최원준의 장점이다.

최원준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바로 타격이다. 확실히 쳐내는 재주는 타고난 선수다. 경기 출전은 상당히 들쑥날쑥 하지만, 고타율을 유지 중이다.

재밌는 점은 시즌을 계속 소화하면서 타격감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5월 9경기에서 27타수 9안타 타율3할3푼3리를 찍었다. 6월은 15경기 22타수 8안타 6타점 타율3할6푼4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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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에 접어드는 7월에 더 강해졌다. 지난 6월 29일부터 최근 11경기만 놓고 보면 23타수 11안타 타율 4할7푼8리 1홈런이다. 시간이 지나고 날이 더워질수록 더 강해지는 모습이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 역시 3할6푼8리도 높다. 타석에 들어서는 횟수가 많이 적음에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매 타석을 소중하고 생각하고 절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최원준은 표정에 큰 변화가 없는 선수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지만, 차분하면서 극적인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28일 롯데전의 만루 홈런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루 기회가 4번이나 왔지만, 다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그러나 막판 끝내기 그랜드슬램으로 김기태 감독의 품 안으로 안겨 들어간 최원준이다.

지난 8일 수원 kt전에서도 홈런을 쳐내고 들어오는 최원준을 지켜본 김기태 감독의 '아빠미소'는 마치 팬들의 미소를 대변하는 느낌이었다.

팀이 강해지고 있는 시기, 그리고 선두로 질주하고 있는 팀에 속해있고 그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젊은 선수에게 다른 어떤 경험보다 소중한 공부가 될 수 있다.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박흥식 타격코치는 "미래의 타이거즈 3번 타자다. 향후 3년 이내로 팀 주축이 될 수 있다. 컨택이면 컨택, 파워, 주루, 여러 부분에서 약점이 없는 선수다"라고 말한다.

이어 "물론 수비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경기를 많이 뛰면서 연습 많이 하고 경험을 쌓으면 좋아질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 뿐 아니라 외야도 가능하니 참 좋은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최원준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적은 기회가 오히려 최원준에게 절실함을 더 주고 있다. 향후 타이거즈의 내야를 책임질 유망주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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