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장원준.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두산의 장원준(32)이 호투를 선보이며 자신이 SK의 천적임을 몸소 재입증했다.

두산은 29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3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두산의 선발 투수 장원준. 이날 그는 7이닝동안 단 2실점만을 기록하며 시즌 6승(5패)을 달성했다.

올시즌 13경기에 등판해 5승5패, 3.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장원준은 두산 선발진의 주축 중 한 명.

하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 지난 5월 17일 잠실 NC전을 시작으로 11일 사직 롯데전까지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던 것이 무척 뼈아팠다.

그러나 지난 17일 잠실 NC전을 시작으로 장원준은 2연승에 성공했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였던 23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자신감을 갖기엔 충분한 성적.

게다가 홈인 잠실에서 SK를 맞이한다는 점은 장원준에게 더욱 큰 자신감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1일 잠실 SK전에서 장원준은 완봉승에 성공했던 것. 장원준의 호투에 힘입어 당시 두산은 7-0 완승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장원준의 등판은 이번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총 108개의 공을 던진 그는 6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2실점이 있었지만, 장원준은 경기 내내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홈런 군단’ SK의 불방망이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노수광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장원준은 1사 이후 최정에게 재차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1사 1,2루의 실점위기. 하지만 장원준은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정의윤은 물론 한동민에게 연달아 탈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장원준은 3회에도 실점을 허락지 않았다. 3회초 1사에서 노수광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두 명의 후속타자들을 각각 외야 뜬공과 내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4회 들어 장원준은 첫 실점을 허용했다. 그는 1사 이후 한동민과 김동엽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3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는 설상가상으로 박정권에게 볼넷까지 허용하면서 위기를 만루로 심화시켰다.

만루 위기 속에서 장원준은 이재원을 내야 땅볼로 잡아냈지만, 그 사이 홈플레이트로 향한 3루 주자 한동민의 득점까지는 막아내지 못했다. 다행히 후속타자 김성현 역시 내야 땅볼로 물러나면서 추가 실점은 없었다.

4회 1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낸 장원준은 5회 들어서도 재차 만루 위기에 놓였다. 5회말 선두 타자 노수광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장원준은 2사 이후 정의윤과 한동민에게 각각 좌전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처했다.

허나 실점은 없었다. 장원준은 김동엽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6회초 2사에서 대타 로맥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원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물 흐르듯 순조롭게 흘러가진 않았다. 그는 선두타자 노수광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1사 이후 최항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폭투를 범해 위기를 1사 2루로 심화시켰다. 결국 최항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장원준은 발빠른 주자 노수광의 득점을 그저 지켜만 봐야했다.

아쉬움이 남는 2번째 실점이었지만 장원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를 통해 정의윤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낸 그는 한동민 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초 시작과 동시에 김승회에게 공을 넘기고 자신의 임무를 마친 장원준. 비록 2실점은 있었지만, 장원준은 팀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왜 그를 SK전에 자신 있게 꺼내 들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

지난 2015년 FA로 두산에 입단한 이후 SK를 8차례 상대해 5승2패, 2.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장원준. 이는 완봉과 완투가 각각 한 차례씩 포함된 기록이다. 9개 구단 가운데 SK에게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던 장원준은 시즌 6승을 챙기며 왜 자신이 비룡 사냥꾼으로 통하는 지를 몸소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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