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병살타가 아니라 병살 주루라면 그 데미지는 더 크다. 게다가 추격의 상황에서 상대에게 내준 병살 주루사라면 말 그대로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LG는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8-3로 패했다. 초반에 선발 소사가 넥센 타선에게 연달아 실점을 했고 이것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도 LG가 마냥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추격도 분명 했다. 0-4로 뒤지고 있던 5회 2사 이후, 넥센전에 유달리 강한 7번 오지환이 밴헤켄을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쳐냈다. 1-4가 됐다.
그리고 6회초, LG가 다시 힘을 냈다. 우선 선두타자 이형종이 상대 1루수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 무사 1루가 됐다. 그리고 2번 이천웅이 좌익수 옆으로 당겨치며 무사 1, 2루 기회가 이어졌다.
3번 지명타자 박용택이 나와 중견수 옆 적시타를 쳐내며 추격에 나섰다. 2-4가 됐고 주자는 무사 1, 3루가 됐다. 잘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동점에 이어 역전도 가능해보였다.
그러나 너무 욕심이 과했다. 4번 양석환이 3루수 앞 땅볼을 쳐냈다. 3루에 있던 이천웅이 홈으로 들어오려다가 런다운에 걸렸다. 계속 오고가며 상대 내야진을 흔들었다.
여기서 2루로 달렸던 박용택이 3루로 달렸다. 의도는 좋았다. 이천웅이 잡힐 가능성이 크니 3루까지 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좋지 못했다.
상대 포수 박동원이 공을 잡고 있는 타이밍에 박용택이 3루 쪽으로 달려왔다. 박동원이 그대로 3루에 있던 김하성에게 송구, 멈추지 못하고 달려오는 박용택을 태그 아웃 시켰다.
끝이 아니었다. 김하성이 멈추지 않고 다시 이천웅을 따라가서 태그, 그대로 두 개의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그렇다고 1루에 있던 양석환이 2루로 간 것도 아니었다.
끝내 무사 1, 3루의 기회가 2사 1루로 됐고 LG는 6회에 추가 득점 없이 물러났다. 절호의 기회에서 2개의 아웃카운트를 합동 병살 주루사로 헌납한 LG다.
추격의 흐름이 끊겼고 결국 LG는 7회에 3점을 추가로 헌납하며 2-4에서 2-7이 됐다. 결국 이 점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LG는 패했다. 아쉬운 주루사가 LG의 흐름을 제대로 끊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