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승혁, 심동섭.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KIA에는 두 명의 젊은 불펜 투수가 있다. 모두 KIA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하지만 두 선수의 명암이 지금은 좀 다르다. 한 선수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 명은 아직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바로 KIA의 불펜을 책임져야 하는 한승혁(24)과 심동섭(25)이다.

장점이었던 강속구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거기에 나름 제구도 잡았다. 그렇게 '한승혁'이라는 이름을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지난 14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그는 KIA 자체 측정 최고 156km, 전광판과 중계화면으로는 시속 157km짜리 직구를 뿌리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훈련 내내 몸을 잘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오키나와 평가전에서도 그는 4경기에 나서 1피안타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찍고 김기태 감독이 선정한 '캠프 MVP'가 됐다.

21일 기준, 한승혁은 시범경기 2경기에 나서 6명의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 없이 4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포수의 미트 대신 땅바닥으로 던져서 2015년 폭투왕에 오르기도 했고 스트라이크존 근처도 가지 못했던 영점 조준도 이제는 맞아가는 느낌이다.

한승혁 역시 "최대한 폼을 간결하게 하면서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하면서 던지는 것이 주효한 것 같다"라며 어느 정도 제구에 감을 잡은 모습이다.

정규시즌에도 지금의 활약이 이어지는 것이 관건이지만 기대해도 충분히 괜찮을 듯 하다. 문제는 심동섭이다.

2011년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한승혁처럼 심동섭은 2010년 1라운드 지명을 받고 KIA로 온 유망주다. 좌완이다보니 팀 내에서 희소성 있는 자원이다.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왼손에다가 올해로 프로 8년차다. 이제 경험도 어느 정도 쌓인 투수다. 하지만 페이스가 올라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심동섭의 강점은 특유의 강한 멘탈에 있었다. 팬들은 기억하고 있다. 과거의 심동섭을 떠올리면 볼넷을 연달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하다가도 연달아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끝낸 경우가 많았다.

기복이 심하다는 이야기지만 반대로 말해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구의 기복이 더욱 심해졌고 작년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페이스가 무너지면서 결국 5년 만에 진출한 KIA의 가을야구 엔트리에서 그의 이름은 없었다.

2016년 초반까지만 해도 팀 마무리 후보로 언급이 될 정도로 기대가 컸지만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심동섭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3경기에 나서 3.2이닝동안 21명의 타자를 상대로 8피안타 4실점를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 중이다.

KIA의 코칭스태프 중 한 명은 "심동섭이 일정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KIA는 불펜진의 연령대가 높다. 마무리 임창용은 1976년생으로 한국나이 42살이다. 최영필은 1974년생 44살이다. 그나마 젊은 김광수도 1981년생 37살이다.

한승혁과 더불어 심동섭이 살아나지 못하면 KIA 불펜은 쉽지 않다. 새로이 합류한 손영민, 박지훈, 김현준, 박진태, 손동욱 등이 있지만 결국은 두 선수가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만년 유망주라 불리는 두 명의 불펜 원투펀치가 제구를 완벽하게 잡고 정규시즌에 임해야 KIA는 살 수 있다. 한승혁과 심동섭이 나란히 뜨거워져야 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