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오키나와(일본)=김성태 기자]일본과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다시 돌아왔다. 롯데 이대호(35)는 이제 한국대표팀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여한다.

이대호는 이번 대표팀의 핵심이다. 4번 타자로 뛸 가능성이 크다. 그 역시 "4번이라는 자리에서 뛰면 자존심은 당연히 산다. 하지만 어느 정도 부담도 되는 부분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

김인식 감독의 대표팀 중심타선 구상에서 이대호는 당연히 최우선이다. 김태균과 최형우 사이에 이대호를 배치, 타선의 중심을 이끄는 자리를 그에게 맡길 생각이다. 김 감독은 "이대호를 4번에 두고, 김태균과 최형우를 3번과 5번 자리에서 번갈아 배치하는 구상을 했다"라며 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번은 전략적인 배치 뿐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 야구를 두루 경험한 이대호다. 국제무대에서 이대호의 위압감은 다른 팀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기대가 큰 자리가 바로 4번이다. 이대호는 "4번은 기회가 왔을 때, 쳐야 한다. 물론 성적에 대한 부담은 저나 형우, 태균이 같은 베테랑 선수가 책임진다"며 "후배 선수들은 이번 WBC가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라고 격려했다.

이어 "하던대로 했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같은 중압감을 받으면 좋지 않다. 후배들 역시 프로 선수기 때문에 다들 알아서 몸 상태를 잘 끌어올리고 있다. 편하게 하라는 이야기 말고는 특별한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라며 후배 선수들을 인정하고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대호는 대표팀의 오키나와 캠프 합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었다. 롯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간만에 돌아온 친정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대표팀 이순철 코치의 설득과 조원우 감독의 이해, 그리고 이대호의 동의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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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감이 완벽하지 않다. 지난 19일에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도 그는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공을 지켜보고 삼진을 당했다. 22일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평가전에서도 그는 9회말에 나와 한 타석을 소화했지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는 "눈은 따라가는데 막상 몸이 따라가지 못했다. 대회가 3월에 열리는데 지금 기간에 준비를 마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평소대로 훈련을 한다면 시속 100km 정도의 공을 쳐내면서 방망이의 감을 끌어올리는 시기다. 하지만 지금 당장 150km 정도의 공을 쳐야 한다. 요미우리 전에서도 제 생각에는 공이 좀 빠졌다고 생각해는데 물어보니 다 스트라이크라고 이야기 하더라"라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물론 이대호는 기죽지 않는다. 원래 성격 자체가 그렇다. 그는 "중남미에서 온 선수들의 경우, 겨울에 윈터리그를 뛰면서 계속 빠른 공을 쳐봤다. 물론 우리도 평가전을 계속 치르고 빠른 공에 보다 익숙해지면 충분히 타격감이 살아날 것이라 본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며 긍정적으로 현 상황을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대호에게 이번 WBC는 의미가 있다. 특히나 1라운드가 한국에서 열린다.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내 팬들에게 복귀 첫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국내 팬들 역시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이대호의 복귀가 반갑다. 이대호는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이번 대회에 임하겠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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