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오키나와(일본)=김성태 기자]"투수들 위주로 경기를 지켜봤다. 지금의 패배가 오히려 대표팀을 더 단결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지난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 0-4로 패했다.대표팀의 공식 첫 평가전이었다. 제대로 호흡을 맞춘 날이 얼마 되지 않은 대표팀이다. 좋은 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불안한 모습이었다.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온 장원준이 3이닝동안 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어 나온 불펜진은 다소 아쉬웠다.특히 5회부터 세 번째로 나온 차우찬이 2이닝 2실점을 기록, 생각만큼의 결과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장시환-차우찬-원종현-박희수-심창민까지 5명의 불펜이 그렇게 모두 4점을 내줬다.타선 역시 아직은 감각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4안타에 그쳤고 득점은 없었다. 제대로 된 장타는 5회에 나온 9번 김재호의 2루타가 유일했다.하지만 대표팀 선배이자 이번 WBC 중계를 맡은 JTBC 해설위원으로 참여하는 '투머치 토커' 박찬호는 이번 패배가 후배 선수들에게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봤다.졌는데 좋다는 말이 이상하다. 하지만 박찬호는 다르게 생각했다. 그는 "투수 위주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오히려 지금 패한 것이 선수들을 더 단결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김인식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찬호.
박찬호는 힘주어 "첫 경기에서 고전을 하면 선수들이 좀 더 긴장을 하고 심적으로 더 준비를 하게 된다. 강팀을 만나서 평가전을 치른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지난 2009년 제2회 WBC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2-14로 완벽하게 패했다. 자존심이 상했고 그 이후에 절치부심해서 결승까지 올라가기도 했다.비슷한 맥락이다.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이 오히려 '반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것이 박찬호의 말이었다. 오히려 전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면 막상 본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명투수인 박찬호는 전날 경기에서 투수를 전반적으로 지켜보고 경기에 몰두했다. 그는 선발로 나온 장원준에 대해 "인상 깊었다. 제구력도 좋았고 변화구 역시 좋았다"라며 그를 응원했다.아쉬운 결과를 보인 투수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합 전까지 우선 제구력을 갖춰야 한다. 변화구나 구속은 던지면 던질수록 늘지만, 제구는 다르다"라고 말했다.이어 "선수들의 집중력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중요하다. 마치 제가 경기를 보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후배들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훈련 기간에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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