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테임즈(왼쪽)과 이재학.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NC의 투·타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테임즈와 이재학이 자신들과 관련한 악재를 뚫고 팀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을까.

NC의 플레이오프 상대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17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넥센간의 201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가 5-4로 승리하면서 시리즈전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것.

차분히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며 궁극적으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NC다. 사실 상대가 어떤 팀으로 결정되는 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NC는 내부 전력 단속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NC가 걱정하는 선수들은 바로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 테임즈와 선발진의 주축 중 한 명인 이재학이다.

두 선수의 실력을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먼저 테임즈는 올시즌 타율 3할2푼1리, 40홈런, 121타점을 기록하면서 변함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지난 시즌처럼 타격 부문 다관왕에는 실패했지만, 최정(SK)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에 오르며 지난해 리그 MVP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NC 토종 선발의 자존심인 이재학 역시 올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10승을 넘어서지 못했던 그는 올시즌 12승(4패)을 거두며 마침내 ‘마의 10승’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스튜어트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연히 올시즌은 그의 커리어하이 시즌이 됐다.

하지만 두 선수는 각각 시즌 중반과 종반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악재를 만났다. 바로 음주운전과 승부조작 파문이 그 것.

테임즈는 지난 24일 방한 중이었던 모친과 식사 후 귀가하던 도중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56%였다. KBO는 6일 뒤, 상벌위원회를 열고 그에게 정규시즌 잔여경기 8경기와, 플레이오프 1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이재학은 테임즈보다 민감한 사건에 연루됐다. 바로 검찰로부터 승부조작혐의를 받고 있는 것. NC는 올시즌 도중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진 이태양이라는 젊은 언더핸드 투수를 잃어야했다.

이태양에서 시작된 승부조작 파문은 그의 동료인 이재학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실제로 그는 지난 8월 경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은 바 있다.

당시 NC는 이재학이 승부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 7월 30일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 시킨 바 있다. 물론 수사 이후에도 결론이 확실하게 나지 않자 NC는 8월 15일 그를 다시 콜업했다. NC는 논란이 일었던 당시부터, 수사 이후에도 일관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던 이재학을 믿었던 것.

하지만 사건은 지난 7일 다소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사이버수사대가 NC의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 NC는 당시 수사에 대해 “경찰이 보강조사 차원에서 사무실을 수색했다”라고 답했는데, 해당 조사의 대상에서 이재학이 배제돼 있음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플레이오프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서로 다른 악재를 맞은 두 선수다. NC 입장에서는 이들의 플레이오프 엔트리 합류를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물론 냉정하게 말해 플레이오프 1차전을 제외한다면, 이들의 출전에는 그 어떠한 제약도 없다. 게다가 이는 KBO로부터 징계를 받은 테임즈 한 명에게만 국한된 문제다.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비판 여론과 지난해 삼성의 전례는 다소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지난해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일부 주축 선수들이 해외원정도박 논란에 휩싸이자, 과감하게 이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시킨 바 있다. 확실하게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단순 의혹만 있었음에도 이들을 안고 가지 않았던 것.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이 미숙함을 보여 비난을 받았던 테임즈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이미 그가 구단은 물론 KBO 그리고 사법당국의 제재를 모두 받았다고 결론 지을 수 있기 때문. 잔존하는 비난여론은 신경이 쓰이겠지만 1차전 출장정지 징계만 따르면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

다만 아직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이재학의 엔트리 합류는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만약 엔트리 합류 이후, 수사 결과가 밝혀져 그가 구속 기소라도 된다면 NC는 상상하기 힘든 비난 여론과 후폭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이재학을 내칠 수도 없다. 결백 주장을 믿고 정규시즌에서 다시 함께 했던 선수를 시즌 중반부터 줄곧 제기됐던 단순한 의혹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

NC는 해당 선수들의 엔트리 제외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 NC측의 입장. 두 선수는 17일 NC의 자체 청백전에서 문제없이 경기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하며, 평소와 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 과연 두 선수는 별 탈 없이 20일 오후 발표되는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NC는 두 선수가 팀 전력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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