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고척=이재현 기자] 두산의 오재일이 최근 구단의 고민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활약을 선보였다.

두산은 1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5-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두산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역전에 성공한 7회였다. 하지만 5회 2타점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오재일 역시 두산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오재일은 3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최근 3번 타순의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고 밝혔다. 부동의 3번 타자인 민병헌이 다소 부진하고, 지난 2일부터 대안으로 여겼던 에반스 역시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

결국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오재일이 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라 스타일을 다르게 가져 갈 수 있는 선수라 칭했다.

김 감독의 발언을 듣기라도 했던 것일까. 오재일은 3번 타자 겸 1루수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1회초 1사 2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은 내야 땅볼에 그쳤지만,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3회말 2사 1,2루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내면서, 기회를 2사 만루로 심화시킨 것. 안타깝게도 후속타의 불발로 오재일의 볼넷은 만루 찬스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잠시, 오재일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 대신 직접 타점 생산에 나섰다. 그는 5회초 2사 1,2루의 기회에서 중견수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0-2로 끌려가던 두산은 순식간에 경기를 동률로 만들 수 있었다.

지난 10일 경기에서 1득점에 그쳤던 두산은 오재일의 2타점 적시타를 통해 그간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낼 수 있었다. 10일 경기 5회부터 이어진 9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 역시 오재일의 적시타를 통해 끊어졌다.

오재일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두산 타선은 7회 2점을 추가하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그렇게 두산은 2연패를 끊어내고 선두 수성 작전에 재시동을 걸 수 있었다.

이날 오재일은 구단이 3번 타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100% 수행해 냈다. 물론 이번 경기 활약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3번 타자는 민병헌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디까지나 오재일은 임시 3번 타자다.

하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민병헌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현 시점에서 오재일의 맹활약이 무척 반갑게 느껴진다. 오재일이 이날 활약을 발판으로 당분간 3번 타순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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