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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문학=김성태 기자] 뭐든 그렇다. 작은 균열 하나에서 시작해, 건물이 무너진다. 이날 SK가 그랬다. 가볍게 생각한 아쉬운 수비 실수 하나가 완벽하게 패배를 불러다주는 폭풍으로 다가왔다. 뒤늦은 홈런 3방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SK는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세든의 1.1이닝 8실점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6-9로 패하고 말았다.

이미 경기 초반에 승패가 결정났다. SK는 보이지 않는 실수들과 실책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회, 선발로 나온 세든이 2사 1, 2루에서 상대 조동찬과의 12구 승부 끝에 적시타를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0-2로 뒤지고 말았다. 1회에서 멈춰야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2회, 상대 선두타자 이지영이 쳐낸 타구가 3루수 최정에게 향했다. 타구가 빨랐지만, 최정이라면 못 잡을 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못 잡았다. 좌전 안타가 됐다.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8번 백상원의 투수 앞 번트를 잡은 세든이 1루가 아닌 2루로 야수선택, 송구를 했지만 실패했다. 고스란히 무사 1, 2루가 됐다.

그리고 9번 김재현이 다시 한번 번트를 시도했다. 세든이 무리하게 잡고 1루로 송구했지만, 급했다. 공이 크게 벗어났고 송구 실책이 됐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이지영이 3루를 찍고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0-3이 됐다.

그리고 무사 1, 3루에서 배영섭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0-4가 됐다. 그리고 다시 번트의 악몽이 살아났다. 상대 박해민에게 3루수 앞 번트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끝나지 않는 2회였다.

결국 3번 이승엽의 2타점 적시타로 0-6이 됐고, 1사 2, 3루에서 조동찬의 내야 땅볼이 나오는 사이에 박해민이 득점에 성공하며 0-7이 됐다. SK는 급하게 투수를 교체 전유수를 투입했지만 2사 3루에서 박한이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0-8이 됐다.

최정의 아쉬운 실수, 그리고 상대가 만들어낸 3개의 번트를 모두 잡는데 실패한 세든을 포함, SK 내야진의 엉성한 수비까지 SK는 이미 2회에만 6실점을 허용했다.

비록 6회와 8회, 연타석 홈런을 쳐낸 최정과 7회에 홈런을 기록한 고메즈의 활약에 5점, 9회에 1점을 추가로 획득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이미 경기 초반에 갈린 승패의 흐름을 뒤집기엔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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