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대구=김성태 기자]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데, 둘 다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선수다. 야구를 즐기더라"

작년까지 나지완은 참 맘고생이 심했다.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116경기에 나와 타율2할5푼3리 7홈런에 그쳤다. 시즌 초반에는 1할대의 타율에 허덕였다. 한 팀의 4번 타자로 불리기엔 성적이 너무 좋지 못했다. 2군도 오르락 내리락 하며 팀 주축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나지완은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고 올해를 맞이했다. 그는 누군가를 잡아먹을만큼 이렇게 웨이트를 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렸다.

최근 나지완은 야구를 잘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삼성전에서도 그는 윤성환을 상대로 홈런을 포함, 모두 3타수 3안타 1득점 3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일궈냈다. 전날은 선발 양현종의 난조와 더불어 엉성한 주루 플레이가 겹치면서 흐름을 내주며 패했지만, 나지완은 안타와 더불어 팀 첫 득점을 자신의 발로 만들어내며 활약했다.

그렇게 25일 현재 타율 3할5리, 장타율 0.581, 출루율 0.475를 기록하며 4번 타자로서 팀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그만큼 작년 한 해의 슬럼프가 올해 나지완에게는 큰 약이 됐다. 독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지금 열심히 뛰면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나지완은 "나름대로 저에게는 자부심이 있다. 타이거즈에서 뛰면서 중심타자로 활약한 자부심을 스스로 가지고 있다. 2군에 갔다 오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작년의 실패는 많은 경험이 됐다. 나지완은 "작년, 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기용해주셨는데 사실 그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2군에 내려가면서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서러움도 느꼈지만, 좀 더 다부지게 야구를 할 수 있고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팀은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며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팀은 어떻게든 중위권 근처에서 맴돌고 있고 나지완 본인의 성적 역시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타격이 좀 더 좋아진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의 메세지를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왼쪽 손목을 더 깊게 놓고 쳐내는 기술적인 부분까지 포함,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작년까지 나지완의 얼굴은 항상 어두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인의 역할을 나름 채우고 있다보니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그를 움직인 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회복이었다.

그는 "자신감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나름의 스트라이크 존을 가지고 타격에 임한다. 출루율 역시 높은 부분도 제가 가지고 있는 자부심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웃으며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지완의 입에서 익숙한 이름도 나왔다.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이행하고 있는 김선빈과 안치홍이었다. 나지완은 "팀 내에서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눈치 보지 않고 야구를 하던 두 명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안치홍이랑 김선빈이다. 두 선수를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프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둘 다 모두 야구를 즐기는 선수들이다. 소극적이거나 눈치를 보지 않고 정말 자신감 있게 야구를 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야구를 한다. 그렇게 해야 정말 실력이 올라간다"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나지완은 지난 2014시즌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팀 동료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은 2014시즌이 끝나고 팀을 잠시 떠났다. 올해 9월에 두 선수 모두 전역을 하지만 후배를 보내고 팀에 남게 되면서 주변의 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은 나지완이었다.

나지완 스스로도 기사를 볼 때마다 그런 부분이 참 힘들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도 그럴것이 2009년 KIA의 열 번째 우승을 확정짓는 홈런으로 팀 주축 타자로 우뚝 성장했지만, 팬들은 외면하고 성적은 나오지 않고 2군에 다녀오고 야구는 뜻대로 되지 않으니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는 나지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웃으면서 후배들을 다독이면서 팀 내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는 "아직 저희 팀이 도깨비팀처럼 연승과 연패를 번갈아서 하지만, 분명 지금보다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 많다"라며 "무엇보다 제가 더 잘하면 팀도 분명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