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복귀 목표로 재활에 몰두, 김진우가 살면 KIA도 산다…'가족을 위해 힘껏 공을 던지고 싶다'

KIA 김진우. 사진=김성태 기자
[대만 타이난=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이제 아들이 10개월이 됐다. 다른 건 몰라도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신은 공평하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최고의 신체조건과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상하게 꼬였다. 야구 외적인 일도 그렇고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그는 마음껏 공을 뿌리지 못했다. 지난 2014시즌은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맞는 부상을 입으며 시작부터 틀어졌다. 2015시즌은 부활의 날개를 펼치는 듯 보였지만, 팔꿈치가 문제였다. 4경기 출전에 1승 1홀드가 전부였다.

끝내 7월에 수술에 들어갔고 재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급하지 않게, 대신 확실하게 몸을 만들어서 올라오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풍운아' KIA 김진우(33)의 이야기다. 지난 1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KIA 2군 캠프에 합류한 김진우는 다른 선수와 달리 재활에 초점을 맞추고 몸을 가다듬고 있다. 기초적인 과정을 거쳐 이제는 40m 롱토스까지 하는 단계에 왔다.

대략 7월 경에 복귀를 생각하고 있는 KIA다. 김기태 감독 역시 작년 겨울, 함평에 있는 김진우를 찾아와 "올해 8경기만 던져주길 바란다"라고 그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대만에서 만난 김진우는 "코치님들께서 배려해주신 덕에 대만에 와서 스케줄에 맞게 꾸준히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별다른 통증도 없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김진우는 "수술 하고 나서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할까봐 사실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욕심을 내서 급하게 하다보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하면서도 차분하게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2시즌에 그는 모두 24경기에 나와 133.2이닝을 소화하며 10승 5패를 기록했다. 그는 이 시기가 몸 상태는 물론이거니와 가장 좋았던 시즌으로 기억하고 있다. 2013시즌에도 그는 전반기까지 선발로 나와 9승 10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4시즌에 타구에 맞는 부상과 더불어 2015시즌은 시즌 초부터 팔꿈치에 통증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

훈련을 돕고 있는 김진우. 사진=김성태 기자
선수라면 당연하다. FA를 앞두고 있었기에 나름 욕심도 났고 참고 던지고 또 던졌다. 하지만 끝내 탈이 났고 수술대에 올랐다. 그 역시 "작년까지만 해도 FA 자격을 갖추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믿어주는 구단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도 보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팔이 버텨주지 못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이 컸다"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고개를 숙인 그에게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그는 "우리 가족에게 돈이 전부가 아니다. 오빠도 일하고 나도 일하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하고 싶은 야구를 계속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아내가 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할 수 있는만큼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FA에 대한 생각보다 야구에 대한 생각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를 응원해주는 또 한 명이 있었다. 바로 아들 김찬영 군이었다. 그는 "이제 10개월 된 아들이 있다. 이번 캠프를 떠나면서도 아들이 아파서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이전에는 멘탈적인 부분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아들이 태어나면서 겁이 없어졌다. 흐지부지 야구를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해서 아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건 몰라도 아들에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은 꼭 보여주고 싶다. 욕심내서 올라가고 싶지 않다. 설령 1군에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재활을 완벽하게 해서 100%의 몸 상태로 올라가서 공을 뿌리고 싶다. 그만큼 선수 생활도 오래 하고 싶고, 손민한 선배처럼 잘 마무리해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10승 이상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김진우다. 물론 정상적인 몸 상태라는 전제가 붙어야 한다. 그만큼 김진우가 제 몫을 해준다면 KIA는 천군만마 그 이상의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는 급하게 마음 먹지 않았다. 어설프게 올라가는 것이 오히려 팀을 위해 더 좋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에게 올해 목표는 승수가 아닌 출전이었다. 그만큼 완벽한 몸 상태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는 "김기태 감독님도 8경기를 말씀하셨지만, 나갈 수 있는 몸 상태가 된다면 올 시즌에 1군에 올라가 10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당차게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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