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열 2군 감독. 사진=김성태 기자
[대만 타이난=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5시즌, KIA는 7위를 기록했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들었다. 김기태 감독을 필두로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이 조화를 맞춰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다.

1군과 2군의 실력 차이가 타 팀에 비해 크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전과 다르게 많은 선수들이 1군에 올라와 공을 뿌리고 쳐냈다. 리빌딩의 취지와 과정은 좋았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어쨌든 프로는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작년이 과정이라면 올해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KIA는 타 팀과 달리 외부에서 선수를 데려오지 않았다. 이렇다할만한 전력보강이 없었다. 명분이 있는 외부영입이 아니라면 데려오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바로 선수 육성이다. 팀 전력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 결국 2군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 가운데 정회열 2군 감독이 있다.

KIA 2군은 지난 2일부터 대만 타이난 진리대학에서 캠프를 차렸다. 정회열 감독을 주축으로 김민호 코치 등을 비롯해 선수들이 의기투합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지켜본 선수들의 훈련 모습은 놀랄 만큼 활기가 넘쳤다.

선수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제시한 목표는 바로 '선구안'과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다. 리그에서 타격이 가장 약한 팀이 KIA다. 해결 방안은 힘을 키워 타구의 질을 높이고 멀리 보내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바로 좋은 볼과 나쁜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 능력이다.

정 감독은 "삼진율을 줄이고 투수에게 쉽게 당하지 않는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훈련을 다 끝낸 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무리다. 힘이 가장 넘치는 오전에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을 배정하고 그 다음에 훈련에 임하도록 스케줄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 역시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들이 느꼈다. 예전에 비해 타구의 날아가는 속도나 질이 많이 좋아졌다"며 흐뭇해 했다. 하지만 정 감독이 무엇보다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정 감독은 "예전 같으면 캠프 도중에 부상을 당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지금 대만에서는 한 명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무조건 강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 아닌, 효율적이면서도 캠프 막바지로 가면서 훈련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서 시즌에 맞춰 몸 상태를 준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 감독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좋은 점은 따라가는 것이 맞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선수들에게 하고자 하는 의욕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의 말대로다. 타 팀에 비해 KIA는 2군에서도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 역시 잘 알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1군과 2군이라는 톱니바퀴가 함께 돌아가기를 원한다. 정 감독은 이러한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는 "가장 우선적인 것은 바로 1군의 방침을 따라가는 것이다. 피라미드를 떠올리면 쉽다. 2군에 있는 선수층이 탄탄해야 한다. 밑에서 올라가는 자원이 계속 경쟁을 펼치고 그 속에서 이기는 선수가 1군에 올라가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기태 감독과 정회열 2군 감독은 자주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정 감독은 김기태 감독과 너무 많이 얼굴을 보고 만나서 탈이라며 껄껄 웃을 정도였다. 그만큼 김 감독의 스타일, 1군이 바라는 방향과 2군이 해야할 역할, 그리고 팀워크와 선수들의 인성과 예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름대로의 욕심도 있다. 정 감독은 "여기 대만에 있는 2군 선수들 가운데 한 두 명이라도 오키나와로 보내고 싶다. 2016시즌이 KIA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작년에는 과정도 좋았지만, 올해는 성적이 나와야 한다"라며 비장한 목소리로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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