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이후 4년 만의 부활 노린다…"팬들의 원망, 달게 받을 수 있다. 그만큼 1군 그립다"

곽정철. 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대만 타이난=김성태 기자] KIA 팬들에게 곽정철(30)은 말 그대로 그리운 이름이다. 지난 2009년, 그는 마운드에서 온 힘을 다해 공을 뿌렸고 팀의 열 번째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가장 빛났던 시간은 꿈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어두운 터널로 들어갔다. 부상이 매번 그를 괴롭혔고 복귀는 늦어지고 또 늦어졌다.

2011시즌 이후, 이제 4년 만에 다시 한번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KIA 2군 캠프가 열리는 대만에서 그는 젊은 후배들과 함께 피땀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우려했던 몸 상태는 이제 불펜 피칭도 소화할만큼 좋아졌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전날 대만에서 만난 곽정철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절실해보였고 구단과 팬을 위해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지고 싶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가 가장 처음으로 꺼낸 한 마디는 바로 '몸이 기억하고 있다'였다.

2009시즌, 그는 모두 41경기에 출전해 5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커브의 조합은 상대 타자를 공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곽정철에 이어 마무리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말 그대로 최강이었다.

곽정철은 "부서진 몸을 짜맞추는데 열중했다. 어떻게 하면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들어서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을지, 원인을 찾고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예전 2009시즌 때 잘 던졌던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 길만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입에서 모두 9번의 수술이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 역시 재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길고도 짧았던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면서 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서서히 지워지기 시작했다. 2015시즌에 겨우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했지만, 1군 무대는 올라오지 못했다. 그렇기에 곽정철은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훈련하는 장소나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1군에 올라가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항상 고민했다. 지금 있는 대만 2군 캠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허무하게 1군에 복귀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성공할 수 있는 1%의 가능성을 채우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태 기자
전날 곽정철은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그가 던진 공 개수는 모두 26개였다. 연습이지만, 그는 실전에 임하는 각오로 공을 뿌렸다. 4명의 타자를 상대한다는 생각으로 직구와 체인지업, 싱커를 섞어서 던졌다. 뒤에서 곽정철의 피칭을 지켜보던 정회열 2군 감독 역시 "전반적으로 공이 낮아졌고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 역시 "실전과도 같은 전투태세로 공을 던졌다. 생각하는 야구, 창의적으로 공을 던지고 수비하려는 생각, 스스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다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아 던졌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야구'만 생각했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체크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쉬는 날에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했다. 성공할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그는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곽정철은 "확실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내가 왜 공을 던져야 하는지, 왜 야구를 잘해야 하는지 항상 되묻고 있다. 병원에서 1군 경기를 지켜보던 시간이 정말 길었다. 너무 아까웠다. 지금은 2군 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더 던져보고 더 맞아보고 싶다. 1군에 올라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KIA는 현재 리빌딩 과정에 있다. 하지만 곽정철은 30대가 넘었고, 2005시즌 1차 지명으로 입단했던 신인 때와 달리 그에게 돌아갈 기회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에게 찾아오는 한 두 번의 기회를 꼭 잡기 위해서라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100%가 아닌 99%라는 말을 꺼냈다.

곽정철은 "몸 상태는 99%다. 하지만 100%를 만들기 위한 그 1%를 채우기 위해 치열하게 임할 생각이다. 자기 관리, 타자 분석, 야구를 대하는 태도, 인성 등 여러가지가 그 1%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절실하게 야구하고 싶다. 이제는 팬들의 원망도 달게 받을 수 있다. 니가 투수냐는 말을 들어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만큼 그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게 목표를 물어봤다. 단호했다.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답변이었다. 그는 "이전에 뛰었던 선배 선수들처럼 타이거즈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 2020년까지 구단이 바라는 목표, 그 중심에 내가 서 있고 싶다"라고 말했다. 곽정철에게 2016시즌은 그만큼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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