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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13경기 타율 4할8푼8리(41타수 20안타) 5홈런 11타점.'

NC 모창민(30)이 2015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와 LA 전지훈련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당시 모창민은 자체 청백전, 현지 대학팀, 마이너 연합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 애리조나의 태양보다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모창민은 '애리조나의 남자'였다.

그러나 이 '애리조나의 남자'는 한국에 돌아오자 활활 타오르던 불꽃은 오래가지 못했다. 모창민은 애리조나에서의 뜨거운 타격감을 정작 정규시즌 때 선보이지 못했다. '애리조나의 남자'라는 호칭은 용두사미와 같은 모창민의 2015시즌을 대변했다. 모창민은 지난해 103경기 출장해 타율 2할9푼(214타수 62안타) 6홈런 35타점의 시즌 성적을 거뒀다.

비율 기록만 따져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모창민은 NC의 1군 진입 이후 줄곧 지켜왔던 주전 3루수 자리를 지석훈에 사실상 뺏겼다. 4월 이후 모창민의 역할은 대타, 대주자에 국한됐다. 백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2013~14년 모두 주전 3루수로 나서며 남아있던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하려던 찰라, 급격한 브레이크가 걸렸다.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도태됐다.

반등의 기회를 엿봐야 한다. 하지만 모창민을 둘러 싼 현실은 애리조나의 태양과 달리 차갑다. 구단은 FA 시장에서 3루수 박석민을 영입했다. KBO 리그 2년 연속 골든글러브 3루수다. 3루수와 1루수, 코너 내야수가 주 포지션인 모창민 입장에선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냉정히 말해 모창민은 다른 3루수 자원들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지 않다. 타격에서는 박석민에 밀리고, 수비에선 지석훈에 비해 모자라다. 모창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좁다. 1루수로 눈길을 돌려도 마찬가지. '괴물' 테임즈가 버티고 있고 백업 자리도 조영훈이라는 준수한 1루수가 있다.

일단 모창민이 다시 경쟁의 종을 울려야 한다. 현재 모창민은 자신의 입지를 다시 다지기 위해 애리조나 투산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훈련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미국 현지에 있는 구단 관계자는 "모창민의 파이팅 넘치는 훈련 모습에 김경문 감독님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모창민의 근황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노력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먼저 줘야 한다"는 말로 모창민의 훈련 자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주전들을 신뢰하는 가운데서도 백업 선수들이 품고 있는 간절한 희망을 절대 간과하지 않는 지도자다.

결국 모창민 스스로 얼마나 간절함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한때 모창민의 재능을 누구나 탐내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모창민은 그 재능을 제대로 펼쳐 보이지 못했다. 이대로 주저 앉기엔 NC에도, 모창민에게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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