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격을 취득해 2015시즌을 끝으로 SK를 떠난 정상호와 윤길현의 보상선수로 SK의 유니폼을 입게 된 최승준과 김승회.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SK가 마지막 보상선수 지명을 통해 FA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미 팀을 떠난 정상호(LG)와 윤길현(롯데)의 보상선수를 지명했던 SK는 정우람(한화)의 보상선수 지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SK는 지난 14일 한화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받고 운영·육성팀과 코칭스태프들이 함께 회의를 거듭했다. SK는 오는 17일까지 정우람에 대한 보상선수를 발표해야 한다.

SK 관계자는 정우람의 보상선수 지명과 관련해 “최대한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며 “신중을 기하느라 17일까지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SK가 이렇게 고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로 미래와 현재 사이에서 어느 부분에 힘을 실어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 정우람과 같이 FA로 팀을 떠난 정상호와 윤길현을 보낸 뒤, 각각 ‘미완의 대기’ 최승준과 베테랑 김승회를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최승준은 만 27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그는 비록 LG에서는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해 잠재력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SK는 팀의 미래를 위해 최승준을 지목했다. 이미 지난 시즌 중반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우타 거포’ 정의윤을 영입해 대성공을 거둔 SK는 이번에도 ‘잠실산 거포 유망주’를 데려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키워내겠다는 각오다.

정우람과 윤길현의 이탈로 발생한 불펜진 공백을 막기 위한 대안도 보상선수 지명을 통해 마련한 SK다. SK는 윤길현의 보상선수로 ‘베테랑’ 불펜 김승회를 지명했다. 지난 시즌 팀 사정에 맞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롯데의 마당쇠로 활약한 그이기에, 다음 시즌에도 충분히 효용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내린 것.

이렇듯 미래와 현재를 모두 생각한 균형 잡힌 지명이 이뤄졌던 것은 SK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하는 원인이 됐다. 이번 FA에서 2명의 유망주를 지명하자니 현 전력이 우려되고, 즉시 전력감을 데려오자니 팀의 미래가 걱정되는 것.

아직 대략적인 윤곽조차 잡히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본 최승준과 베테랑 김승회의 지명이 완료돼, 이번 지명에서는 미래와 즉시 전력감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야수진의 구성이 비교적 탄탄한 SK는 정우람과 윤길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이번 지명에서 불펜 투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마운드가 약한 한화가 투수 위주로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마땅한 불펜 투수감이 없다면 깜짝 지명이 나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지명 발표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아있다. SK는 미래와 즉시 전력감을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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