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라인 보강과 팀 컬러 변화, 이상훈·한나한 코치 영입으로 미래 투자 나서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LG가 변화하고 있다. 비록 수석코치와 주장이 동시에 팀을 떠나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팀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의지만 보여선 안된다. 이제는 결과가 필요하다. 2015시즌 부진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FA 시장이 문을 닫고 각 구단이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9위에 머무르며 고개만 숙였던 LG였다. 2016시즌은 반드시 도약이 필요했다.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변화의 첫 단추는 2차 드래프트였다. 지난달 27일 열린 '2016 KBO리그 2차 드래프트의 주역은 단연 LG였다. 팀 주장이자 베테랑인 이진영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다. 전체 1순위로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kt 입장에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또 수비는 다소 어설프지만 타격에 재능이 있는 나성용을 삼성으로 보냈다.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LG의 생각은 확고했다. 외야를 중심으로 확실한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FA를 앞둔 이진영의 출전 기회까지 고려하면서 그를 보냈다.

팀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7년간 LG에서 뛴 이진영을 보내며 팬들 역시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LG는 안익훈, 채은성, 김용의, 문선재와 같은 젊은 선수의 출전 기회를 늘려주고 팀을 리빌딩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는 다시 손을 뻗었다. 이번에는 외부영입이었다. 시장에 나온 포수 정상호를 4년 32억이라는 금액으로 데려왔다. 취약 포지션이었던 안방을 강화하면서 팀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겠다는 생각이었다.

비록 보상선수로 '우타거포' 최승준을 내줬지만 LG는 드넓은 잠실에서 거포가 아닌 발이 빠르고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잠재력이 큰 최승준을 보낸 것은 아깝지만, 향후 달라질 팀 컬러에 맞는 확실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LG 이상훈 코치. 스포츠코리아 제공
선수 영입과 동시에 미래를 생각하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젊은 투수 육성을 위해 프랜차이즈 레전드인 이상훈 코치를 두산에서 데려왔다. 유망주를 길러내기 위해 새롭게 신설한 '피칭 아카데미' 초대 원장으로 그를 데려왔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이 코치의 지휘 하에 마운드 보강을 노린 것이다.

그리고 LG는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LG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는 잭 한나한까지 해외 스카우트 및 타격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사이버 타자'로 불리며 선수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인 한나한이지만, 날고 긴다는 선수들만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버틴 그의 노하우를 팀 전력 강화에 보태겠다는 생각이었다.

구단은 팀에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외인 선수의 효과적인 영입과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롯데 사도스키의 역할을 한나한이 해주길 기대한 움직임이었다.

스토브리그 내내 과감한 선수영입과 팀 컬러의 변화,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더 나은 방향으로 팀을 만들겠다는 LG다.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11년 만에 팬들에게 유광점퍼를 입게 해준 LG지만 2015년은 최악이었다.

변화하는 모습은 좋다. 담겨있는 의지도 좋다. 이제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시끄러운 9위는 필요없다. 침묵의 가을야구가 백배 낫다. 2016시즌 LG의 야구가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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