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유망주 수집에 열을 올리며 마운드의 근간을 다시 다지고 있다. 박세웅(왼쪽부터)-이성민-박한길-최영환은 모두 롯데가 올해 수집한 영건 자원들이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 투수진에 유망주층은 가뭄에 허덕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1년 사이, 롯데는 투수진 유망주들을 수집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게 됐다.

롯데는 10일 한화 보류선수 명단에서 풀린 투수 최영환(23)을 영입했다. 전날(9일) 한화로 이적한 심수창의 FA 보상선수로 박한길(21)을 영입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한화산 유망주 투수 2명을 수집했다.

1년 전, 롯데의 투수진을 살펴보면 그리 뿌리가 깊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투수진들의 연령대가 30대 중후반이었다. 그나마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산 지역 내의 투수 유망주 자원들이 고갈되었을 뿐만 아니라 육성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장원준(두산) 이후 자체 육성 투수들이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팀 성적의 근간이 투수진이라는 사실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롯데는 근간을 다지는 데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났고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롯데 투수진을 이끌었던 선수들은 점점 세월의 무상함에 고개를 숙였다.

롯데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움직였다. 롯데는 올 시즌 중반부터 젊은 투수진 수집에 열을 올렸다. 뿌리부터 다시 다지기 시작했다. 신인 드래프트는 물론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보상선수, 방출선수 등 정당한 수단 내에서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

올해 5월 초, kt에 포수 장성우 등 5명을 내주고 kt의 기둥급 유망주인 박세웅을 비롯해 이성민, 조현우를 얻어온 것은 투수 유망주 수집의 시작이었다. 당시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 역시 kt가 현재를 생각했고 롯데는 미래를 대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신인 드래프트를 지나고 다가온 스토브리그. 롯데는 뭉그적 거리지 않고 발빠르게, 그리고 육성 철학의 뜻을 분명히 한 뒤 움직임을 시작했다. FA 시장에서 불펜의 약점을 가리기 위해 투수 윤길현과 손승락으로 현재 자원을 확충했다.

그리고 FA 보상선수와 방출선수 영입에서 '영건 수집'이라는 기틀을 확실히 했다.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박한길을 영입했고, 방출선수인 최영환 역시 재빠르게 움직여 낚아챘다. 최영환의 경우 지난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에서 회복하고 군 복무를 마친다면 충분히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는 자원이다. 개성고-동아대를 졸업한 고향팀 선수이자 2014년 신인 지명회의 2차 1라운드의 유망주였다.

롯데 관계자는 "어차피 우리 투수진 연령대가 많았다. 세대교체도 해야 하고 신구조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최근의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말 그대로 아직 '유망주'일 뿐이다. 긴 호흡으로 내다 보고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롯데의 행보는 그런 인내의 시간도 감내할 각오를 하고 있다. 롯데는 투수진의 뿌리를 다시 다지기 시작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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