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리그 시상식에 참석한 테임즈(왼쪽)와 박병호.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양재=이재현 기자] "한국에서 하던대로 미국에서 하면 된다. 단 적응을 해야 한다."

NC 테임즈(29)는 24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에 올랐다.

총 99표의 유효표 가운데 50표를 받은 테임즈는 44표를 받은 강력한 경쟁자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넥센 박병호(29)를 제치고 지난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이후 8년 만에 외국인 MVP 수상자가 됐다.

'4시즌 연속 홈런왕'인 박병호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테임즈와 박병호는 팀을 뛰어넘는 우정을 과시했던 야구 동료였다. 실제로 박병호는 시상식이 끝난 직후, "시즌 종반 NC와의 경기 때 마다 테임즈를 직접 찾아가 담소를 나누고 그의 타격을 흥미롭게 지켜봤다"라고 밝혔다.

테임즈 역시 박병호를 '절친'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당분간 두 선수는 서로 다른 무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협상이 진행 중인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미국행을 준비중인 박병호의 상황을 테임즈가 모를 리 없었다. 테임즈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박병호에 대해 "그는 미국 무대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많은 선수다. 게다가 정신력 역시 강한 선수다. 몸 관리만 잘 한다면 충분히 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들이 미국야구를 경험하게 될 박병호를 향한 조언에 대해 묻자 테임즈는 단호하게 'adjust(적응)'라는 단어를 외쳤다. 그는 "박병호는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되지만 현지의 야구 스타일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며 "한 가지 예로 한국의 슬라이더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이 많은데 미국 투수들은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스냅을 주기 때문에 공이 떨어지는 각도가 날카롭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라틴계 선수들이 던지는 패스트볼이 무척 빠른 편이다. 이에 대한 대비 역시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예까지 들며, 박병호를 챙긴 테임즈의 말투에서 두 선수간의 돈독한 우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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