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리그 MVP 수상이 확정된 뒤, 미소를 지어보이는 테임즈.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양재=이재현 기자] NC의 ‘거포’ 테임즈가 올시즌 MVP를 당당히 차지했다. 하지만 1개의 무효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의 수상 여부는 미궁속으로 빠져들 뻔했다.

테임즈(29)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그는 유효표 99표 가운데 총 50표를 받아 팀 동료인 해커와 KIA의 양현종, 그리고 44표를 획득한 ‘강력한 경쟁자’ 넥센 박병호를 제쳤다.

‘괴물 타자’로 불릴 정도로 올시즌 리그를 평정했던 테임즈는 타율 3할8푼1리 140타점 47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40-40 클럽'을 달성한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또한 시즌 중 한 차례도 기록하기 힘든 사이클링히트(한 경기 내에서 단타와 2,3루타 그리고 홈런을 동시에 기록하는 일)를 2차례나 기록했다.

올시즌 타율, 득점, 출루율, 장타율 총 4개 부문에서 리그 1위를 기록한 테임즈가 수상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이상해 보일 정도였다.

다소 우려됐던 박병호를 향한 ‘한국인 선수 가중치’ 경향도 테임즈의 수상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테임즈의 다소 손쉬운 수상은 하늘이 돕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바로 1개의 무효표가 그의 운명을 바꿨기 때문.

KBO의 MVP와 신인왕 수상 규정상, 테임즈는 유효투표의 과반수 이상을 득표해야 MVP 수상이 가능했다. 즉 100표가 유효표였다면, 테임즈는 최소 51표를 얻어야 MVP 등극이 가능했다. 무효표가 선택한 선수가 테임즈였다면 그는 무난한 MVP 등극이 가능했지만, 만약 그 표가 박병호를 선택했던 표였다면 시상식 현장에서 진행되는 결선 투표로 넘어가야했다.

KBO 관계자는 1개의 무효표에 대해 “투표자의 오기로 인해 1개의 무효표가 나왔다”며 “이로 인해 50표를 얻은 테임즈가 과반득표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보이지 않는 무효표의 도움까지 받았던 테임즈는 지난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이후 8년 만에 외국인 선수로 MVP에 올랐다. 며칠 동안 긴장으로 밤을 지샜다는 그는 MVP 수상을 통해 기나긴 긴장에서 마침내 해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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