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NC의 올해 성적에는 모두들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유 중 하나는 대장암 투병을 하게 된 '마당쇠' 원종현의 공백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 뚜껑을 열고 시간이 지날수록 원종현의 공백은 서서히 잊혀졌다. 원종현의 역할을 올해는 최금강(26)이 해주고 있기 때문. 최금강은 이제 NC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마당쇠'로 등극했다.

최금강은 올해 NC 불펜의 핵이다. 63경기 등판해 75.1이닝을 소화하며 5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고 있다. NC가 경기 중후반 이기고 있을 때라면 언제든지 등판해 조용히 이닝을 지워버린다. NC가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54승1패 승률 9할8푼2리의 경이적인 승률을 올리고 있는 것은 최금강이 그 순간 마운드에 있기 때문이다.

최금강은 2013년 인하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NC의 육성선수로 프로무대에 발을 디뎠다. 2013년에는 30경기 등판해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지난해 단 4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올시즌 김경문 감독의 중용을 받으며 확실하게 뿌리를 내렸다.

최금강은 올해 그 누구보다 특출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다. 좋은 생각을 하면서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것에 보답하려고 한 것뿐이다"고 말하며 올해의 선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지금의 최금강은 NC 불펜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지만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지금의 막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4월에는 2군에 내려갈 기회가 정말 많았다"고 말하며 본인 부진에 대한 고민이 많았음을 인정했다.

더욱 그럴 것이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그는 "아마 제가 캠프에서 공을 가장 많이 던졌을 것이다"고 말하며 웃었다. 훈련에 비해 초반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조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금강은 김경문 감독과 최일언, 김상엽 코치의 믿음과 관심 아래 나날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일언, 김상엽 코치님께서 말 한 마디 한 마디 해주시는 것이 감사하다"면서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아울러 4월 어느 날, 김경문 감독과의 일화를 전했다.

그는 "4월에 롯데와의 원정경기 때 아웃카운트 한 개도 못 잡고 내려간 다음날 감독님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감독님께서 '잠은 잘 잤냐'고 물어 보시 길래 '잠 제대로 못 잤습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감독님은 '괜찮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다'고 위로해주셨다"고 했다.

최금강은 김경문 감독의 믿음을 확인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렸다. 그리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긍정의 마인드로 돌아섰고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후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이후 한 타자를 잡더라도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최금강의 말이다.

믿음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던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최금강은 리그 대표 '마당쇠'가 됐다. 등판 경기 수에서 한화 박정진에 이어 최다 2위, 구원 가운데 소화 이닝 박정진과 권혁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사실상 풀타임의 첫 해인데 주위에선 그의 체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금강은 체력 걱정에 대해 선을 그었다. "몸은 뻣뻣하지만 그래도 복인 것이 몸은 잘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많이 던져도 밸런스 유지만 된다면 많이 던져도 긴 이닝을 소화하는데 문제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그의 등판 경기와 이닝에 빗대어 붙은 '노예'라는 별명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최금강은 "주위에서 '노예'라고 하시는데 팀도 잘 하고 있으니 좋게 들린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계속해서 더 던지고 싶다"고 말하며 경기 등판에 '배가 고픈' 속내를 드러냈다.

그에게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내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자 이젠 누구나 인정하는 '리그 탑' 불펜 투수가 됐다.

그는 "많은 관심을 가져다 주시는 것이 좋고, 모든 것에 감사하다. 올해는 행복한 시즌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올해처럼 잘 한 적이 없었다. 앞으로도 올해처럼 행복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며 소박한 희망을 드러냈다.

그의 이름처럼 '금강불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가 등판하는 날은 NC가 곧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신호다. '금강불괴'에서 '금강불패'로 거듭나고 있는 최금강. 그리고 아직 그는 마운드에서 공을 더 힘차게 뿌리고 싶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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