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 연속 홈런, 4경기 연속 타점…득점권 타율 0.419

한화 이글스 거포 김태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위기 상황에서 김태균(33·한화 이글스)의 가치는 더 상승한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중심타자 최진행(30)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김태균은 더 힘을 냈다.

김태균은 최진행이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아 결장하기 시작한 26일 SK 와이번스전부터 13타수 8안타(타율 0.615)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SK는 김태균을 막고자 애를 썼지만, 김태균은 매 경기 홈런과 타점을 올리며 상대를 제압했다.

"김태균이 정상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을 승리의 조건으로 꼽으며 김태균을 보호하려는 타선을 짠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의 활약에 흐뭇해했다.

김태균은 23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28일 인천 문학 SK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쳤고, 한화는 이 사이 3승 1패를 거두며 또 한 번 고비를 넘겼다.

4경기 연속 홈런은 김태균의 개인 통산 최다 타이기록이다. 그는 2004년(7월 29일 대전 SK전∼8월 1일 대전 현대 유니콘스전)과 2009년(7월 5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7월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도 4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김태균은 "우리 팀은 올 시즌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힘이 생겼다"며 "앞으로 또 연패에 빠질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극복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한화는 위기를 맞아도 당황하지 않는다. 한화가 이런 자신감을 얻은 건, 김태균의 묵직한 존재감 덕이다.

김태균은 29일 현재 타율 0.341, 16홈런, 64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3위, 홈런 공동 8위, 타점 3위에 올라 있다.

차분히 볼넷도 고르며 출루율 0.483으로 1위를 질주하고, 탁월한 장타력을 뽐내며 장타율(0.681) 부문도 3위로 올라섰다.

타자의 전반적인 능력을 한눈에 보는 기록인 OPS(장타율+출루율)는 1.164로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1.189)에 근소하게 뒤진 2위다.

5월 중순부터 말까지 2주 동안 허벅지 부상으로 대타로만 등장하는 악재를 겪은 점을 떠올리면 김태균의 현재 성적은 더 놀랍다.

김태균을 더 믿을 수 있는 건,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타석에서 위기 상황에 몰려도, 김태균은 극복해나간다.

김태균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109타수 36안타, 타율 0.330을 기록했다. 홈런 16개 중 7개를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 이후에 쳤다.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방문 경기에서도 4-3으로 앞선 7회초 2사 2, 3루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메릴 켈리의 시속 151㎞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김태균의 또 다른 매력은 '부드러운 리더십'에서 나온다.

한화 주장인 김태균은 경기 중에도 자주 야수들을 모아 "할 수 있다. 힘내자"고 외친다.

김태균은 "내가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선수들이 알아서 힘을 낸다"고 몸을 낮췄지만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이 더그아웃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힘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종료 뒤 김태균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재취득한다.

김태균은 "FA는 아직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이미 한화는 김태균을 "꼭 잡아야 하는 선수"로 분류했다.

성적과 실력으로 김태균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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