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이랬다. 7회초 NC 선발 해커와 두산 오재원이 상대하고 있었다.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오재원은 타석을 벗어나 구심에게 타임을 요청했다. 하지만 해커는 이미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통상 이런 상황에서 구심들은 타임 요청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 투구 동작을 할 때 갑작스런 타임으로 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 또한 부상과 직결될 수 있다.
하지만 구심은 이를 받아줬다. 투구를 하려던 해커는 백네트 뒤로 공을 던지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이후 오재원이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여기서 심상치 않았던 분위기가 폭발했다.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해커가 공을 동료 야수에게 세게 던졌고 오재원을 향해 무어라 말을 꺼냈다. 그러자 오재원은 곧장 해커를 향해 뒤를 돌아봤고 신경전을 벌였다.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의 시작이었다. 두산 장민석은 격양된 반응으로 해커를 향해 돌진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뒤엉켰다. 또한 해커에게 야구공이 날아들면서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상황이 모두 종료된 뒤에 심판진은 장민석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그럼 과연 해커는 오재원에게 무슨 말을 날카롭게 한 것일까. NC 구단 관계자에 의하면 해커는 오재원에 "Get in the box"라고 말했다고 한다. 타석에 들어가라는 것. 이는 오재원이 갑작스레 타임 요청을 한 것에 대해 해커가 불편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후 해커는 "당시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순간적으로(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럼 당시 오재원이 발끈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산 관계자에 의하면 "해커가 큰 소리를 질렀는데 경기장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오재원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서 오해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욕설은 아니었지만 양 팀 선수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인해 오해를 샀고 결국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졌다. 경기는 NC가 7-1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