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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공백, 서건창의 무릎 십자인대 부상, 그리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선발진의 부진. 모두 넥센의 시즌 초반을 어렵게 만든 주 원인들이었다. 그러나 넥센은 ‘새로운 영웅’들이 그라운드에 등장해 솟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넥센은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했다. kt에 충격의 루징 시리즈를 당한 뒤 SK를 만나 ‘팀 노히터’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그러나 광주에서 KIA를 만나 빗자루를 들고 휩쓸었다. 시즌 첫 스윕과 함께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8승9패로 순식간에 승률 5할 턱밑까지 올라섰다.

‘새로운 영웅’들의 극적인 등장이 결정적이었다. 넥센은 서건창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뒤 공백에 신음했다. 이택근과 김하성이 번갈아가며 1번을 맡았지만 서건창의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는 힘들었다. 더군다나 이택근도 지난 17일 허리 통증으로 1군 말소됐다.

하지만 ‘난세의 영웅’은 나온다고 했다. 지난 16일 문학 SK전부터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고종욱(26)이 새로운 리드오프감으로 거듭났다. 이미 고종욱의 빠른 발은 자타가 공인했다.

고종욱은 지난달 10일 올 시즌 처음 1군에 등록됐다. 그리고 16일 문학 SK전부터 톱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첫 선발 출장에선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로 2번의 출루에 성공한 그는 지난 주말 광주 KIA전부터 펄펄 날아다녔다. 광주 KIA 3연전 동안 모두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고 19일에는 1324일 만의 홈런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고종욱은 20일 현재 5경기 출장해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고종욱의 등장은 다른 외야 자원들인 문우람과 브래드 스나이더를 긴장시키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여러모로 고종욱의 활약은 넥센에 활력소가 됐다.

5선발 자리 역시 넥센의 아픈 손가락과 다름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부터 5선발은 상황에 맞는 선수를 돌아가며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후보로는 김대우, 하영민, 금민철 등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선수. 송신영(38)이다. 송신영은 불펜 투수로 선수생활 대부분을 보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송신영의 관록을 믿었다.

그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지난 2008년 5월17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2,528일 만에 선발로 돌아온 송신영은 화려한 ‘회춘투’를 펼쳤다. 송신영은 6.2이닝 동안 4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15-4 대승의 발판을 놓았다. 송신영과 함께 5선발 후보였던 김대우가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1.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것과 대조됐다. 송신영의 활약으로 넥센은 첫 스윕을 완성했다.

이들의 활약이 곧 확실한 붙박이 자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일시적인 반짝이 아니어야 넥센의 고민도 줄어든다. 그렇지만 일단 막막할 것만 같았던 서건창과 5선발의 부재를 메워줄 수 있는 ‘새로운 영웅’들의 등장에 넥센은 설레고 있다. 넥센은 이번 주 두산과 kt를 만나 중위권 도약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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