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29).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88억의 사나이' 장원준(29)이 시장에 나왔다.

장원준은 전날 원 소속구단인 롯데와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되면서 27일부터 남은 구단과 협상을 벌이게 된다. 롯데에서 88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몸값을 제시 했지만 장원준이 시장으로 나온다는 소식은 말 그대로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좌완 선발이 아무리 희귀한 자원이지만 장원준의 몸값 상한선은 이제 88억원이 됐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88억원이라는 금액은 소속팀에 잔류하기에 넘치고 넘치는 금액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과 더불어 장원준을 원하는 몇몇 팀이 있기에 그는 팀에 남지 않고 시장에 나왔다.

그렇다면 장원준을 가장 원하는 구단은 어디일까?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좌완이 부족한 팀인 LG일 가능성이 높다.

양상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곧바로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출국했다. 한국에서 뛴 경험과 200이닝을 소화하면서 빠른 강속구를 지닌 리즈와의 빠른 계약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리즈는 피츠버그와 계약하면서 LG는 다른 외국인 선수를 물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영입한 투수는 2012년 휴스턴에서 11승을 거둔 우완 루카스 하렐.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들어왔지만 재계약 가능성이 남아있는 코리 리오단 역시 우완 투수다.

그 외의 선발진 역시 우완 비율이 높다. 20승을 합작한 류제국과 우규민 역시 우완 투수다. 4명이 우완이기에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 불펜에는 좌완 신재웅와 윤지웅이 포진되어 있지만 선발로 급작스럽게 전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올 시즌 LG의 자랑이었던 불펜 투수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LG가 장원준을 데려온다면 말 그대로 '천군만마' 같은 전력이 될 수 있다. 장원준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10승 9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장원준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꾸준함이다. 2005년부터는 100이닝 이상을 매년 소화했으며 2008년부터는 매년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LG에게 있어 장원준은 반드시 필요한 자원임에는 틀림없다.

무엇보다 LG가 타 구단에 비해 장원준 영입에 유리한 점은 바로 양상문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양 감독이 롯데 감독으로 있던 2004년, 그는 신인 장원준을 꾸준히 출전시키며 롯데 선발진을 책임질 꿈나무로 키웠다. 입단 첫 해에 그가 거둔 성적은 3승 8패, 평균자책점 5.63이었다.

이후 2005년에는 28경기에 출전해 5승 6패, 107.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이후 양 감독은 롯데를 떠났지만 장원준은 양 감독의 이런 보살핌이 자양분이 되어 곧 국내 정상급 좌완으로 만개할 수 있었다.

프로선수가 팀을 선택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느냐다. 하지만 가치라는 것은 결코 금액으로만 결정 되는 것이 아니다. 팀이 제시하는 비전과 더불어 믿고 따를 수 있는 든든한 인연이 있다는 점은 금액 이상의 가치가 될 수도 있다.

롯데에서 88억원을 제시 받았음에도 장원준은 시장에 나오겠다고 선언했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자신이 있거나 롯데의 내홍을 겪으며 이미 마음이 떠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공식적으로 LG가 장원준을 영입한다는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이와 같은 정황 근거를 통해 LG가 장원준에게 유행가 제목같이 '사뿐사뿐' 다가갈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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