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관중' 홈 경기 승률 50% 미만… 선수들 부담감 떨치고 '징크스 넘어라'

`만원 관중 앞에서는 작아지는 롯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이 가득 찰 경우 오히려 승률이 떨어지는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홈경기에서 관중석을 가득 채운 3만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도 3-12로 졌다.

전날 밤부터 사직구장 앞에서 줄을 서면서까지 입장을 기다렸던 롯데 팬들로서는 아쉬운 경기였지만 롯데는 올해 만원 관중 앞에서는 유독 작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21차례의 홈 경기 매진을 기록하면서 단일 구단 연간 최다 매진 기록(3만석 이상)을 세운 롯데는 만원 관중이 들어찬 경기에서 10승(11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나머지 경기에서 59승 46패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훨씬 떨어지는 승률이다.

롯데는 올해 홈 경기에서도 32승31패로 방문경기 승률(37승26패)보다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롯데 선수들은 "처음에는 관중석이 가득 차면 긴장이 많이 됐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결과만을 따지고 보면 3만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이 오히려 롯데 선수단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실제로 1차전에서도 롯데 선수들은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듯 위기마다 번번이 매끄럽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삼성에 승리를 내줬고 삼성 선동열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롯데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았다"는 느낌을 털어놨다.

롯데는 종종 4강에 진출하곤 했던 2000년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에서 홈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 앞에서 강한 모습을 뽐냈다.

창단 이후 지금까지 사직구장에서 치른 포스트시즌 15경기 가운데 11차례 만원사례를 이뤘고 이 가운데 7승(4패)을 수확했다.

올해 137만 관중 동원으로 프로야구 기록을 세운 롯데는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치르는 홈경기마다 3만 관중석을 모두 채울 가능성이 크다.

홈 경기와 방문 경기의 차이가 뚜렷한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홈에서 높은 승률을 거두는 것은 포스트시즌 승리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자신들에게 쏠리는 3만여 관중의 시선을 이겨내는 것은 8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선 롯데 선수단이 풀어야 할 또다른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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