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이 방문경기인 부산에서 귀중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따낸 데에는 회심의 타순 변경 작전이 있었다.

삼성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젊은 거포 박석민을 2번 타순에 기용하는 한편 부상에서 복귀한 진갑용을 4번에 포진시켰다.

정규리그에서 4번 타자로 나서 꾸준히 제 몫을 해주던 박석민에게 테이블 세터 역할을 맡기고 시즌때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되던 진갑용을 중용한 것.

선동열 감독은 이와 함께 하위 타선을 맡던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에게 중심타선을 잇는 6번 타순을 맡겼다.

선 감독은 박석민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롯데전에 줄곧 강한 모습을 보여온 진갑용의 능력을 활용하려고 이처럼 타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으로 주전으로 한 시즌을 보낸 박석민과 달리 포스트시즌을 55경기나 치르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진갑용의 큰 경기 경험을 높이 산 것도 있었다.

이같은 타순 변경은 결과적으로 삼성의 대승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처음으로 2번 타자로 나서면서 4번 타자로서의 중압감을 떨친 박석민은 짧고 가벼운 스윙으로 5타수 4안타를 뽑아내면서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톱타자 박한이가 출루할 때마다 후속 안타로 중심 타선과 연결하는 역할을 완수한 한편 찬스 때는 해결사 역할도 함께 해내면서 3타점을 곁들였다.

시종일관 베테랑다운 여유를 갖고 경기에 나선 진갑용은 5타수 3안타와 2타점을기록하면서 타선의 중심을 잡았고, 박진만은 3회 결승 타점이 된 중견수 플라이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상위 타선이 일찌감치 폭발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잡은 삼성은 공격력에서 롯데에 뒤질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장단 19안타를 몰아치면서 12득점을 올리고 낙승을거뒀다.

타순 변경이 젊은 타자들과 베테랑 타자 사이의 균형이 적절히 맞아들어가는 촉매제가 된 셈이다.

선동열 감독은 "박석민을 중심타선에 둔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박석민도 잘 해줬고 베테랑들도 모두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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