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동료 가을잔치 맞대결… 시즌성적 '베테랑 진' 완승

[스포츠한국]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야구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일구는 데 밑거름이 됐던 ‘한솥밥 동지’ 강민호(23ㆍ롯데)와 진갑용(34ㆍ삼성)이 가을잔치에서 적군으로 만났다. 길은 외길, 이제는 서로를 딛고 올라서야 더 큰 무대에 나갈 수 있다.

프로 5년차 강민호에게 가을잔치는 ‘첫 경험’이다. 강민호는 그러나 “정규시즌 때처럼만 하면 큰 일을 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 8년 만의 가을잔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누구도 두려울 게 없다는 것이다.

12년차 베테랑 진갑용은 삼성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99년 두산에서 트레이드돼 사자군단이 된 진갑용은 11년 연속(98년은 두산 전신 OB 시절) 가을잔치 무대에 섰다. 진갑용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55경기에서 타율은 2할1푼에 그쳤지만 홈런을 4방이나 터뜨렸다. 진갑용은 지난해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선제 결승 솔로홈런을 뿜으며 승리를 주도했다.

올시즌 둘의 맞대결에서는 진갑용이 완승을 거뒀다. 강민호는 삼성을 맞아 타율 2할9푼3리에 1홈런 4타점, 진갑용은 롯데전에서 3할4푼3리에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또 사직구장에서 강민호는 2할5푼 1타점에 그친 반면 진갑용은 무려 5할4푼5리에 1홈런 4타점을 쓸어 담았다.

둘은 프랜차이즈 출신이 아니면서도 팀의 간판 선수가 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제주가 고향인 강민호는 포철중학교-포철공고를 거쳐 2004년 2차 3순위(전체 17번)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포철공고의 연고구단인 삼성은 진갑용이 건재한 터라 강민호에게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부산고 출신인 ‘부산 토박이’ 진갑용은 97년 2차 드래트프 전체 1순위로 두산 전신 OB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고민 끝에 손민한을 1차 지명선수로 낙점했고, 진갑용은 자연스럽게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다.

올림픽 후 강민호는 “진갑용 선배님한테 많이 배웠다”며 경의를 표했고, 진갑용은 “(강)민호는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림픽 한솥밥 동지가 가을잔치에서는 적군으로 만나 서로를 겨냥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특별취재반 최경호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성환희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허재원기자 hooah@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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