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가 영남의 맹주를 가리는 혈투를 벌인다.

부산.경남의 응원을 받는 롯데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삼성은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과 대구구장을 오가며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여기서 이긴 팀은 16일부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대결을 벌이고, 진 팀은 가을 야구를 일찌감치 접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두 팀이 격돌하는 것은 2000년 준PO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이 12년째 개근 중인 반면, 롯데가 2000년 이후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기 때문.

8년 만에 가을야구 바람을 일으키며 프로야구 전체 흥행을 주도한 롯데가 객관적인 전력은 앞서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에서 뒤지는 만큼 `가을 잔치' 승리를 자신할수는 없다.

◇8년 만의 재대결

두 팀은 1991년과 1992년, 200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준 PO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1991년(삼성 2승1무1패)과 1992년(롯데 2승)엔 한 차례씩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나눠가졌고, 2000년(삼성 2승1패)엔 삼성의 우위로 끝났다. 두 팀의 대결은 늘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혈투로 이어졌다. 1991년 9월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선 준PO 사상 가장 긴 4시간31분 동안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인 끝에 무승부로 끝났을 정도다.

그러나 1999년 플레이오프(롯데 4승3패)와 1984년 한국시리즈(롯데 4승3패)에서는 롯데가 삼성에 뼈아픈 패배를 안기는 등 역대 포스트시즌 상대전적에서 롯데가 12승1무10패로 앞선다. 올 시즌 상대전적도 롯데가 10승8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선발은 롯데, 불펜은 삼성이 우위

롯데가 자랑하는 건 나란히 12승씩을 올린 손민한, 송승준, 장원준 등 탄탄한 선발진이다. 롯데의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64로 8개 구단 중 SK(3.2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강영식, 최향남 등 불펜은 안정감이 떨어진다. 시즌 막판에 가세한 마무리 코르테스가 가벼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것도 불안한 면이다.

삼성은 배영수, 에니스, 윤성환, 전병호 등 선발진의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권혁과 오승환 등 튼튼한 뒷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타선은 롯데의 우위가 분명하다. 조성환-이대호-카림 가르시아-강민호로 이어지는 타선의 파괴력이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권혁, 오승환이라 한들 상대하기 쉽지 않다.

반면 삼성은 팀 타율(0.258)이 8개 팀 중 6위에 그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타격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 다만 양준혁, 진갑용, 박진만, 박한이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단기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변수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젊은 사자'들의 폭발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선동열-로이스터 지략 대결

양팀 감독의 지략대결도 흥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로이스터 감독이 자신이쥔 패를 굳이 숨기지 않고 정공법으로 승리를 노리는 스타일이라면 선동열 감독은 단기전에서 변칙적인 작전을 즐긴다.

로이스터 감독이 송승준-손민한-장원준으로 이어지는 준PO 선발 투수 등판 순서를 미리 공개한 반면, 선동열 감독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로선 삼성이 1차전에 `롯데 킬러' 배영수를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말고는 알려진 게 거의 없을 정도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전력은 롯데, 경험이 삼성'이 앞선다고 관측하는 가운데 8년만에 맞붙는 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는 예상밖으로 5차전까지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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