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는 스타가 필요하다. 경기의 중요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 주는 이들 스타 선수들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갈리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가 8일부터 펼치는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도 이 같은 공식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갈매기' 롯데의 핵심 선수는 프로 8년차 거포 이대호다.

그는 타율 16위(0.301), 타점 3위(94점), 홈런 공동 9위(18개), 최다안타 9위(131개) 그리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 7위(0.879) 등 눈에 보이는 기록상으로도 멕시코 출신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와 함께 롯데 타선을 이끄는 핵이다. 득점권타율은 0.306으로 팀 공헌도 역시 준수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기록 외에도 이대호가 살면 롯데가 살고, 이대호가 부진하면 팀도 따라 침체기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대호가 팀에 끼치는 영향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다는 평가다.

롯데는 올 시즌 유독 연승과 연패의 `롤러코스터'가 많았고 그 중심에는 이대호가 있었다.

롯데가 6연패 수렁에 빠진 6월6일부터 12일까지 이대호는 타율 0.250에 홈런 0개, 타점 1개 등 팀의 4번 타자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을 전후로 롯데가 7월말~9월초 거침없는 11연승을 달리며 4강 진입의 초석을 놓을 때 이대호는 타율 0.436에 홈런 4개, 17타점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의 역할을 120% 해냈다. 당시 이대호의 방망이는 시쳇말로 불이 붙었고 팀 타선도 덩달아 뜨겁게 달궈졌다.

이대호는 올 시즌 삼성과 상대 전적에서도 자신의 시즌 평균 성적을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갖게 한다. 이대호는 삼성과 16경기에서 평균 0.305의 타율에 홈런 3개, OPS 0.898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12년째 `개근생'인 삼성에서는 역시 프로 8년차인 박한이가 준PO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핵심 선수로 꼽힌다.

우선 기록상으로 볼 때 박한이는 삼성 타선을 이끄는 핵이다. 타율 0.316으로 팀에서 가장 높고 안타 역시 117개로 팀에서 가장 많다. 출루율은 0.414로 전체 5위이자 팀내 최고 성적이다.

팀의 선두타자로서 중심 타선인 최형우, 진갑용, 박석민 앞에서 많은 주자를 모아주는 테이블 세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삼성은 팀 방어율(4.40)이 롯데(3.64)에 비해 상당히 뒤지는 데서 알수 있듯 상대 마운드가 우위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팀의 선두타자인 박한이가 어떻게 공격의 물꼬를 터주며 득점으로 이어가느냐가 무엇보다 승부에서 중요하다는 평가다.

특히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14경기에서 타율 0.250, 출루율 0.351로 자신의 시즌성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박한이가 준PO 전에서 어떤 활약을 하느냐는 더욱 더 팀의 명운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선발 라인업에서 진갑용, 박진만 다음 고참급 선수로 2001년 삼성 입단 이후 8년간 포스트시즌에 개근하면서 쌓은 경험 역시 박한이의 활약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선동열 감독이 "롯데는 큰 경기를 경험한 선수가 거의 없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데에는 박한이의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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