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최형우·채태인 3인방에 우동균·김동현 가세

요즘 웃을 일이 별로 없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아기 사자들의 재롱에 힘을 얻고 있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등 차세대 간판 타자로 떠오른 기존 3인방외 우동균과 김동현이 가세하면서 삼성 타선은 젊어졌다. 마운드가 급격히 무너져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펼칠 수 없게 된 건 괴롭지만 젊은 타자들이 성장해 자연스럽게 공격 야구로 선회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1차 지명 신인으로 계약금 2억2천만원을 받고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 우동균은 17일 목동 우리전에서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그는 4-9로 끌려 가던 8회 1사 1루에서 김창희의 대타로 나와 우리 구원 송신영의 몸쪽에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 당겨 우선상을 총알같이 빠져 나가는 1타점짜리 2루타를 터뜨렸다.

축이 되는 왼쪽 다리는 물론 허리를 완전히 돌려 오른 발로 힘있게 받치는 동작까지 나무랄 데 없는 타격이었다. 9경기에서 때린 7안타 중 4개가 2루타이고 타점은 5개를 수확했다. 한양대를 졸업한 뒤 계약금 7천만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우투좌타 내야수 김동현도 2군에서 적응을 마치고 최근 1군 무대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두 경기에서 4타수1안타를 때린 것 뿐이나 15일 두산전에서 선발 출장, 2타점짜리 3루타로 좋은 인상을 심었다.

심정수, 양준혁을 대신해 새롭게 4~5번을 꿰찬 박석민과 '최쓰이' 최형우의 활약은 꾸준하다. 특히 최형우는 홈런(10개)과 타점(39개)에서 팀 내 최다를 올리며 몸값(5천만원) 이상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치고 우동균 만큼 때리는 자질을 갖춘 선수가 없다. 박석민도 등 젊은 타자들 보면서 웃는다"고 말했다. 보람이 생겨 가르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이들에게 특별히 주문하는 건 없다. 부담없이 타격을 하고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타격 코치들은 그간 베테랑 타자가 많은 팀 특성상 집단 슬럼프에 빠졌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베테랑 선수는 슬럼프를 탈출하는 개인만의 비법을 갖고 있어 옆에서 섣불리 조언을 했다가 낭패를 보기 십상이었던 탓이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당찬 활약을 펼치며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타격 코치들도 부담을 덜었다. 육성의 성과를 지켜보는 팬과 구단도 즐겁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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