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캡프 다시 시작"… 日 출신 다카쓰 신고 팀 합류

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17일 삼성전을 앞두고 뜬금 없니 "우리는 오늘부터 다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고 했다.

시즌 63경기째. 딱 절반을 도는 시점에 스프링캠프 얘기가 다시 나왔다.

이광환 감독은 4월에도 "우리는 캠프를 치른다"고 했었다. 그도 그럴게 우리는 2월14일 찬바람 부는 제주도에서 우여곡절 끝에 첫 훈련을 시작했고 제대로 조직력도 다듬지 못한 채 정규 시즌에 내몰렸다.

이전 두 차례 캠프 발언이 '우리 전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상이 강했다면 이 감독의 세 번째 '캠프'발언에서는 모든 걸 원점에서 다시, 새로 출발하겠다는 결의가 풍겼다.

지금부터 다른 팀 '보약 노릇'을 할 수 없다는 의지도 녹아 있었고 선수단 파악을 거의 마쳐 전과는 달라진 야구를 할 수 있겠다는 이 감독의 자신감도 묻어 나왔다.

일단 선수단 훈련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졌다. 평소 3시부터 몸을 풀던 우리 선수단은 2시부터 스트레칭으로 단체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주 새로 영입한 백인호 주루 코치도 이날부터 3루 코치박스에 나섰다. 수석코치이면서 주루코치도 역임했던 이순철 코치는 더그아웃에서 이광환 감독을 보좌하는 구실만 한다.

마침 총액 18만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데려온 일본 최고 소방수 출신 다카쓰 신고(40)도 이날 팀에 합류했다. 새 얼굴들이 가세하면서 기존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

항상 심기일전했을 때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중요하다. 이날 게임을 진다면 새 다짐은 빛이 바래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초반부터 힘을 냈다. 2회 볼넷과 단타 3개를 묶어 결승점을 뽑았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전준호가 좌선상에 떨어지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중심타자 이택근과 클리프 브룸바는 3회와 5회 각각 솔로포를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불펜 송신영이 흔들리며 4-6까지 쫓기자 7회말 강정호가 역시 좌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3점을 뽑아내며 쐐기를 박았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오랜만에 적시타로 대량 득점했다. 주말 3연패가 선수들의 오기를 자극한 것 같은 데 개인적으로 능력있는 선수들이니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초반 리드를 잡는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 전준호는 "최근 주자가 있을 때 타점을못 올려 오늘 타석에서 집중하려 노력했다. 거듭된 연패에 고참으로서 책임을 많이 느꼈는데 앞으로 많은 게임이 남았기에 후배들과 함께 힘을 내 후반 강한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노준 단장도 "4강에 가기는 어려워졌으나 고춧가루의 매운 맛을 꼭 보여주겠다"며 투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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