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이쯤되면 고사라도 지내야 할 것 같다. 완전체 타선을 기대했지만 시작부터 계획이 꼬였다. 주전 외야수 나성범(34)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KIA 타이거즈는 지난 시즌에 이어 또 한번 불안전한 전력으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나성범. ⓒ연합뉴스
나성범. ⓒ연합뉴스

나성범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kt wiz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다만 3회말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교체됐다.

나성범은 3회말 무사 1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출루했다. 이어 최형우의 우익수 왼쪽 안타로 3루에 안착했다. 3루에 도달한 나성범은 소크라테스의 1루 땅볼 때 런다운에 걸렸고 이후 태그아웃됐다.

하지만 나성범은 갑작스럽게 4회초 수비를 앞두고 최원준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원인은 햄스트링 부상. KIA는 18일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KIA 입장에서는 초대형 악재다. 나성범은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했다.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약 두 달간 결장했고 시즌 막판에는 햄스트링 부분 손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2023시즌 성적은 타율 0.365 OPS(장타율+출루율) 1.098 18홈런 57타점으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출전경기는 58경기에 그쳤다.

김도영. ⓒ연합뉴스
김도영. ⓒ연합뉴스

KIA는 지난해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힘겹게 시즌을 소화했다. 먼저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전 이탈했고 2023시즌 개막시리즈에서는 김도영이 발가락 골절 부상을 입고 두 달간 빠졌다.

KIA는 두 선수가 복귀한 후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6월 한때 9위까지 추락했지만 타격으로 이를 만회했고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약점까지 보강했다. KIA는 7월부터 날개가 달린 듯 엄청난 질주를 이어갔고 시즌 막판까지 두산 베어스와 5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러나 KIA는 시즌 후반 또 한번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최형우, 박찬호, 나성범이 모두 쓰러졌고 최원준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결국 KIA는 아쉽게 6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윌 크로우. ⓒKIA 타이거즈
윌 크로우. ⓒKIA 타이거즈

절치부심한 KI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약점으로 꼽혔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특급으로 채웠다.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은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현역 빅리거다. 특히 크로우는 2023시즌을 지배한 에릭 페디와 유사한 위력을 뽐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 2경기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00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KIA 타선은 지난해 부상 선수의 속출에도 팀 타율 0.275로 통합 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0.279)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강력했다. 그렇기에 KIA는 부상 선수가 없다는 전제 하에 LG, kt wiz와 함께 강력한 대권 후보로 점쳐졌다. 그러나 나성범의 부상으로 KIA는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완전체 타선만 갖춰지면 리그 최강이라 평가받는 KIA. 하지만 또 한번 부상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대형 악재를 마주한 KIA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