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민 오빠가 호흡을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했죠"
"가난한 여인 도왔던 청하처럼 사회에 도움되는 사람 되고 싶어요"

배우 오예주 /사진=레인컴퍼니 제공
배우 오예주 /사진=레인컴퍼니 제공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신예 오예주는 tvN '슈룹'의 세자빈 청하 역을 통해 단숨에 방송가 기대주로 떠올랐다. 

천방지축 날뛰는 철부지 소녀지만 세상을 향한 사리분별과 약자를 향한 연민까지 지닌 청하는 어느 날 저잣거리에서 만난 한 남자(성남대군)을 마음에 품게 되고 끝내 세자(문상민)가 된 그의 아내인 세자빈이 되어 험난한 궁중 생활을 슬기롭게 헤쳐나간다. 

오예주는 천방지축에 말괄량이인 청하 역을 맡아 순수하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이제 갓 데뷔한 신인 연기자인만큼 연기력에 물이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배우 본연의 매력과 노력으로 드라마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 넣었다. 

최근 오예주와 서울시 마포구 스포츠한국 사옥에서 '슈룹'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모습이 아닌 패딩 점퍼에 청바지 차림이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실제 오예주는 청하와는 달리 수줍음도 많이 타는 성격이었지만 차분하게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조목조목 펼쳐 나가는 모습에 큰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배우 오예주 /사진=레인컴퍼니 제공
배우 오예주 /사진=레인컴퍼니 제공

"데뷔 후 아역만 두 번 했었는데 비중있는 캐릭터로 '슈룹'에 함께 하게 돼 부담도 됐어요. 청하는 후반부로 갈수록 비중이 컸기에 부담됐죠. 이번 현장에서 신인이 배울 수 있는 모든 걸 배운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연기하시는 것도 열심히 지켜보고 조언도 들었죠. 제가 앞으로 연기하면서 이렇게까지 배울 수 있을까 싶도록 많은 걸 배우고 얻었어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에 함께 하게 됐고 제 역할을 잘 마치게 되어 큰 감사함이 듭니다. 정말 행운아인 것 같아요." 

청하가 세자빈이 되는 과정 또한 비중있게 그려진 만큼 오예주는 극중 성남대군 역의 문상민과 가장 많이 호흡을 이뤘다. 촬영할 당시만 해도 미성년자였던 그가 비록 분위기만 내는 것이었지만 합방신과 키스신을 소화하는데는 어려움도 따랐다. 

"저는 극 중반부터 촬영을 많이 했기에 처음에는 현장이 익숙하지 않았어요. 어색한 부분이 꽤 있었는데 문상민 오빠가 잘 이끌어 주셨죠. 상민 오빠가 애교도 많으시고 현장에서 능숙하게 이끌어가는 부분이 있었어요. 제가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많이 맞춰봐 주기도 했고요. 성남대군과 청하가 합방하는 장면이나 키스신 촬영을 앞두고는 걱정도 많이 됐죠. 전혀 경험을 안해봤으니 괜찮을까 싶더라고요. 그 장면 메이킹 영상이 100만 조회수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어요. 자세히 보시면 제가 어색해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와요. 다행히 청하와 성남의 풋풋한 모습으로 표현돼서 한시름 덜었습니다."(웃음)

'슈룹' 스틸컷 /사진=tvN제공
'슈룹' 스틸컷 /사진=tvN제공

연출을 맡은 김형식 감독이 대본 리딩 당시 모든 출연 배우들에게 손편지를 써서 각각 나눠준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대본 리딩 때 편지를 주셨어요. '오예주 배우님이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오디션 때 느낀 그대로 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말씀이 큰 응원이 됐어요. 그 말씀 덕에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고 응원 받으며 힘낼 수 있었어요. 제가 사극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것이 처음이어서 감독님도 걱정이 많으셨을 텐데 항상 제가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도록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피드백도 많이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김형식 감독님이 작품 제안을 해주시면 두 말 않고 출연할 겁니다."

오예주는 그야말로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에 입문했다. 중학생 시절 아역 전문 소속사에 들어갔고 광고 모델 등으로 활약하다가 2020년 3월 가수 비(정지훈)가 수장으로 있는 레인컴퍼니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게 됐다. 

"지금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갯마을 차차차'에서 신민아 선배의 아역을, '지금부터 숏타임'에서는 진기주 선배님의 아역 연기를 했죠. 정지훈 선배님이 '슈룹'에서 카메오 출연까지 해주시면서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촬영 전에도 여러번 합을 맞추며 연습했어요."

'슈룹'의 모든 젊은 연기자들이 중전 역할의 김혜수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털어놨듯 오예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예주는 김혜수와 함께 한 모든 장면이 대단했다며 눈을 빛냈다. 

"김혜수 선배님과 함께 한 장면에서는 화면으로 본 장면들을 포함해 모든 장면에서 배울 것이 있었어요. 청하가 궁중에 들어와 수많은 서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지시 받은 상황에서 중전마마가 요약된 비법 책을 주시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장면을 찍을 때 청하 입장에서 정말 든든한 지원군이 계시다는 행복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죠. 제가 신인이라 미숙한 것이 많았는데 김혜수 선배님이 유연하게 잘 살리시는 장면이 많았어요. 정말 대선배님이라는 걸 느꼈죠." 

'슈룹'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쉬고 싶은 욕심도 나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겼을 것으로 추론하고 이후 목표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올해 막 성인이 된 오예주에게서 예측하지 못한 답변을 듣게 됐다. 

"배우는 저 혼자만 연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연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집중적으로 비춰지지 않은 모습이라던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부조리한 면들을 알리고 싶어요. '슈룹'에서도 청하가 소외된 사람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모습을 연기하며 인상이 깊었습니다. 제가 아직 모르는 부분들이 많지만 사회적으로든 법적으로든 더 많은 걸 알게 된다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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