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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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넷플릭스 K-콘텐츠 사상 가장 엉뚱하고 독특한 추적극이 온다. 전여빈, 나나 주연의 '글리치'가 오는 10월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할 전망이다.

27일 오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감독 노덕)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전여빈, 나나, 노덕 감독이 참석했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과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가 인생이라는 시스템에 존재하는 버그 같은 순간들을 포착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던진다.

노덕 감독은 "글리치는 시스템상의 일시적 오작동이나 버그라는 뜻이다. 지효가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엔 본인만의 고민이 있다. 그런 것들이 글리치, 오류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 지효와 보라를 대변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며 "'글리치'는 한 가지 특정 장르로 말할 수 없는 복합적인 작품이다. 소재적으로 미스터리물이지만 크게는 두 인물을 따라가는 버디물이라고도 볼 수 있고 SF, 스릴러 여러 가지가 있다. 그게 매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계인이 작품 안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외계인이라기보다 지효의 일상 속에서 문득 보이는 존재고 굉장히 다변화되고 여러 가지 의미로 확대해석할 수 있는 존재다. 복합 장르이기 때문에 외계인에 대한 키워드보다는 두 인물의 감정적 서사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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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이 연기한 외계인 목격자 홍지효는 이따금 보이는 외계인을 애써 부정하며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갑자기 증발한 남자친구를 찾아 나서면서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봉인된 기억을 마주하고 변화를 맞게 된다.

전여빈은 "처음 대본을 읽고 색채가 떠올랐는데 무채색인 동시에 굉장히 컬러풀한 빛들이 느껴졌다. 이면적이고 다면적인 느낌이 장르뿐만이 아니라 인물들에게서도 느껴졌다. 또 제가 노덕 감독님의 팬이라 학생 시절 때 오디션 보러가면 '연애의 온도'에 나온 대사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진한새 작가님의 '인간수업'도 흥미롭게 봤기 때문에 두 분의 작품이 어떨지 정말 궁금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홍지효에 대해서는 "중학생 때 외계인을 만난 것 같다. 그 기억이 진짜인지 환각인지 뚜렷하진 않다. 최근에도 점점 보인다고 느끼는 상태다. 지효는 자기가 갖고 있는 믿음을 확인하려고 달려드는 사람이다. 그 도전의식을 표현하고 싶었다. 모험에 지효가 혼자는 아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에너지를 시청자분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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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추적자 허보라 역은 나나가 맡았다. 허보라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쫓는 스트리머로, 지효의 남자친구가 사라지기 전 향했던 마지막 행선지에 자신이 찾는 미스터리 문양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지효의 여정에 동참한다.

나나는 "대본 받은 날 그 다음 회가 궁금해서 한자리에서 다 읽었다. 독특한 인물들이 펼치는 모험이 너무 재밌었다"며 "보라는 미스터리한 현상과 외계인을 추적하는 인물이다. 큰 틀은 전문가 분들이 잡아주셨고 그 안에서 보라의 의상 색깔이나 타투 그림, 문구 하나하나 고민해서 골랐다. 귀엽고 보라스러운 비속어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노덕 감독은 두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홍지효가 창작자 입장에서 쉬운 인물은 아니다. 입체적이고 어렵다. 전여빈 씨는 밖에서 보는 이미지처럼 너무 올바르고 합리적이고 한편으론 자기 감정 안에 순수하게 폭발하는 용기도 있다.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들이 지효와 만났을 때 연결점이 있을 것 같았는데 싱크로율이 굉장히 잘 맞아서 현장에서 제가 어려울 때 여빈 씨랑 대화하면서 좋은 장면들을 만들었다. 지효가 여빈 씨를 만나서 다행이었다. 나나 씨 역시 항상 팬이었고 늘 함께 하고 싶었다. 이걸 나나 씨가 하지 못하면 계속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고 이번에 정말 행복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친구로 시작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과연 친구끼리 이렇게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가?' 생각한 적 있다. 어떤 임계점을 넘은 이후엔 어떤 단어로 이 둘의 관계를 규정짓지 않고 어느 쪽으로든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켜보려고 했다. 마지막 순간엔 어쩌면 이 둘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한 인격체 안에서 파생된 두 인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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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은 나나에 대해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나랑 너무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 내게 없는 걸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라는 본능적인 확신이 들었다. 숍에서 마주쳤을 땐 도도한 고양이 같았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멍냥이' 같더라.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었나 싶었다. 가끔 나나가 무해하게 웃으면 바라보게 된다. 차가워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진득한 사골 같은 성격이라 정말 많이 의지했고 배우 나나, 인간 임진아를 좋아하고 응원하게 됐다"며 각별한 마음을 표현했다.

나나 역시 "(전여빈이 출연한)'죄 많은 소녀'가 너무 좋아서 두 번 봤다. 엄마한테 추천해서 같이 보기도 했다. 숍을 같이 다녔는데 전여빈 언니가 지나가면 스태프분들한테 '저 언니랑 너무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언제 인사 좀 시켜달라' 했었다. 그러다 작품을 통해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 언니도 웃지 않으면 약간 도시적인 이미지라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한마디 해보는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그냥 '댕댕이'였다. 지금까지 본 연예인들 중에 이렇게 스태프분들을 살갑게 잘 챙기는 사람은 처음 본 것 같다. 진짜 정이 많고 마음이 넓다. 현장에서도 굉장히 편안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노덕 감독은 "제작 초기부터 '글리치'의 핵심 키워드는 믿음과 신념이었다. 외계인이나 SF보다 그것들을 추적하고 따라가는 이들의 관계와 의심, 감정들이 중요하다. 눈으로 무엇이 보이는지, 증거 유무보다도 그 사람을 구성하는 믿음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 구체적인 무엇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믿는 게 무엇이고 그 믿음으로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리치'는 오는 10월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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