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대표팀에서 또다시 프리킥 골을 추가했다. 웬만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뺨치는 그의 프리킥은 다가오는 월드컵에서도 상대에게 충분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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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9월 A매치 첫 번째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황희찬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코스타리카 쥬이슨 베네테에게 연달아 실점했지만 후반 막판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으로 겨우 비겼다.

이날 한국은 주도하는 경기를 하고도 여러 차례 찾아온 기회를 쉽사리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코스타리카에 역습 두 방을 허용하며 후반전 막판까지 1-2로 끌려갔다.

그렇게 홈에서 충격패를 당하나 했던 후반 40분 주장 손흥민이 대표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상대 골키퍼의 핸드볼 파울로 코스타리카 박스 바로 앞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우측 상단을 정확히 겨냥해 흔들어버렸다. 벤투호는 캡틴 손흥민의 명품 프리킥으로 겨우 2-2 무승부를 거둘 수 있다. 이 득점으로 대표팀서 프리킥으로 4골을 올리게 된 손흥민은 하석주와 함께 한국 선수 A매치 프리킥 최다골 공동 1위에 등극했다. 

한국 축구 팬들 입장에서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프리킥 득점을 성공시키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지난 6월 A매치에도 2골을 모두 프리킥으로 신고하며 ‘스나이퍼’의 면모를 뽐낸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6월 6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 황희찬과 이대일 패스로 박스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 강력한 슈팅으로 골문 우측 상단 구석에 꽂아넣었다. 2-0 승리를 알리는 쐐기골을 프리킥으로 성공시키며 자신의 100번째 A매치(센추리 클럽)를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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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6월 10일 이어진 파라과이전 후반 21분 골대와 약 20m지점 살짝 중앙 왼쪽으로 쳐진 프리킥 기회에서 오른발로 감아찼고 수비벽을 넘겨 그대로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만들었다. 2경기 연속 프리킥 득점. 그리고 이날 코스타리카전까지 A매치 최근 3골이 모두 프리킥골인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 행진은 이날 한국이 보여준 암울한 골 결정력에 그나마 위안을 줬다. 또한 월드컵에서 상대적으로 언더독에 속하는 한국은 상대의 압박을 받지 않는 공이 정지된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리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만약 지금의 손흥민이 월드컵에서 직접 프리킥 기회를 잡아 키커로 나선다면 그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상대국은 없을 것이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프리킥 득점을 곧잘 터뜨려왔다. 1994 월드컵에서 스페인전 홍명보, 1998 월드컵 멕시코전 하석주, 2002 월드컵 터키전 이을용, 2006 월드컵 토고전 이천수, 2010 월드컵 나이지리아전 박주영까지.

과연 손흥민이 다가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그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골문을 바라보며 정지된 공 앞에 선 손흥민은 상대 팀 입장에서 정말 마주하기 싫은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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