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6위 자리를 건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잠실. 양 팀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승부로 잠실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치명적인 오심이 나오면서 옥에 티를 남기고 말았다.
두산은 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시즌 11차전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접전 양상이었다. 2회말 두산이 1사 2,3루에서 안재석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앞섰다. 그러자 NC가 4회초에 박대온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잠시 소강상태를 거쳐 두산이 7회말 이닝 선두타자 허경민의 벼락같은 동점포로 2-2 균형을 맞췄다.
이제 핵심은 누가 한 점을 먼저 달아나느냐였다. 그리고 그 기회를 두산이 8회말에 잡았다. 리드오프 정수빈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대한이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타석에는 중심타자 양석환.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양석환은 김시훈을 상대로 순식간에 0-2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그리고 문제의 3구. 김시훈의 146km/h 패스트볼이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눈높이로 온 공에 양석환은 처음에 배트를 내려했다. 다만 하이패스트볼임을 깨닫고 스윙을 멈췄다.
NC 포수 박대온은 상대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1루심에게 스윙 여부를 확인했다. 그런데 1루심 박근영 심판이 주먹을 불끈 쥐며 아웃을 선언했다. 양석환의 스윙이 인정됐으며 그로 인해 삼진이라는 뜻이었다.
양석환은 이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연히 멈췄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방송 중계화면의 리플레이를 확인해봐도 방망이는 돌지 않았다. 이순철 해설위원과 정우영 캐스터도 이 장면을 보고 의아함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1루심에게 다가가 어필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KBO 규정상 체크스윙 여부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양석환은 이후에도 방망이를 타석에 내려놓고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그만큼 아쉬움이 남는 심판의 판정이었다. 분을 삭이지 못한 양석환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도 1루심을 바라보고 한 차례 소리를 치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안에 들어가서는 헬멧을 바닥에 던지기까지 했다. 그만큼 억울했던 양석환이었다.
양석환의 삼진으로 1사 2루가 2사 2루로 바뀐 두산은 이어진 페르난데스도 뜬공에 그치면서 결국 달아나지 못했다. 양석환이 다시 한 번 타격 기회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적시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스윙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고 야구이다.
극적인 동점포로 균형까지 맞춰냈던 두산이기에 더욱 찝찝함이 남는다. 결국 두산은 이어진 9회초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닉 마티니에게 통한의 결승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2-3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렇게 두산의 3연패가 만들어졌다. 6위 두산 입장에서는 이번 7위 NC와의 3연전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5위를 향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이 바로 6위 사수기 때문. 그러나 두산은 내리 2경기를 내주면서 반 경기 차이로 쫓기는 형국이 됐다. 서글픈 상황으로 인해 더더욱 앞선 8회의 오심이 눈에 아른거리는 두산이 됐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