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에 김판근 초등학교 입학?
[축구인 나이는 고무줄 ]
90년대까지 청소년대표 서너살 축소 관례

90년대까지 청소년대표선수 출신 대부분이 나이를 줄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나이 줄이기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많이 이뤄졌다. 적게는 6개월,많게는 서너 살까지 줄였고 두 살 줄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선수를 관리하고 연령초과를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는 요즘은 나이 줄이기가 거의 사라졌다.

지난 83년 멕시코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출전선수 중 고려대 2학년 노인우는 또래보다 네 살이나 많아 훈련시간 외에는 언제나 혼자 지냈다. 어쩌다 트레이닝복이나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면 늘 벽 쪽을 향하곤 했다.

아주 어려 보인 고려대 1학년 김판근은 주민등록에 65년생으로 돼 있다. 이를 역산하면 초등학교를 다섯 살에 입학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판근은 해남초등학교를 정상적인 만 7세에 입학했고 13세에 졸업했다. 그리고 광주 북성중으로 진학했는데 아마 이때 나이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작은 펠레’ 신연호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이 대회는 63년 8월 이후 출생 선수에게 자격이 주어졌는데 신연호의 호적은 63년 7월21일로 돼 있었다. 양력으로 신고를 했으면 8월 이후라 아무 문제가 없으련만 음력으로 신고하는 바람에 불과 열흘 차이로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제야 부랴부랴 서둘러 64년 5월8일생으로 고쳤다.

북한과 단일팀을 이뤄 코리아팀으로 출전한 지난 91년 포르투갈세계청소년대회 멤버 가운데도 나이배기가 많았다. 조진호는 현재 73년생으로 돼 있지만 실제는 71년생이다. 덕분에 경희대 3학년 때까지 청소년대표 생활을 했다. 가장 나이가 많았던 선수는 주장 이태홍으로 알려져 있으나 나이를 물으면 입을 꾹 다물어 실제 나이는 본인밖에 모른다.

이 대회에 출전한 조인철 리창하 최철 최영선 김정선 등 북한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이 맞먹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실제 나이가 많았던 것으로 남측 선수들은 기억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덕기축구전문대기자 greenkim@sportstoday.co.kr

입력시간 2004-01-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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