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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김민재 쪽으로 가면 안심이 된다. 그 상대가 유럽리그에서 득점왕을 한 선수라도, 그리고 한국 선수의 실수라도 김민재가 있기에 안심됐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김민재는 아시아 최고라는 이란의 공격수들을 완전히 집어 삼켜버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득점으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을 이란의 위협적인 공격에도 잘 버텨낸 한국은 후반 3분 역습기회에서 중앙선 바로 뒤에서 이재성이 왼발로 찌른 스루패스를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이 잡아 단숨에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맞았고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허를 찌르는 먼거리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이란 골문을 갈랐다.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첫 승리를 꿈꾸던 후반 21분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골라인쪽에서 사르다르 아즈문이 올린 크로스를 알리라제 자한바크시가 높이 뛰어올라 헤딩골을 넣은 것. 이후 한국은 이란의 거센 공격 속에 골대에 맞는 행운도 따르며 끝내 1-1로 비겨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이날 김민재는 어김없이 한국 포백의 오른쪽 중앙수비수로 선발출전했다. 이미 9월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던 김민재는 터키리그 이적 후에도 적응기 없이 팀의 핵심선수로 자리하며 실력면에서 정말 대단한 수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던 상황.

그러나 상대는 ‘아시아 최강’ 이란이었고 사르다르 아즈문, 메디 타레미, 알리라제 자한바크시라는 대단한 공격수들을 보유했고 이 선수들은 모두 선발로 나왔다.

아즈문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타레미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자한바크시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선수. 그야말로 유럽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은 그 옛날 알리 다에이, 알리 카리미 등이 버티던 이란 최강 공격진과 견줄 정도.

하지만 김민재 앞에선 전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니, 제 기량을 발휘해도 김민재에겐 안됐다. 김민재는 압도적인 피지컬은 물론 순간적인 판단과 센스, 심지어 공격가담 모든면에서 압도했다.

아즈문과 타레미 등은 김민재 앞에서는 슈팅조차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 김민재가 없는 곳에서만 슈팅이 가능했고 김민재 영역에 들어오는 순간 전진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김민재는 김영권 등 한국 수비들의 실수마저 압도적인 피지컬로 따라가 막아주기도 했다. 자신의 역할 이상으로 동료의 실책마저 덮어준 것이다.

또한 경기가 안풀릴때는 갑자기 공격에 가담하기까지해 한국에 색다른 공격옵션이 되기까지 했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tvN 이동국 해설위원도 “김민재가 수비에서 80%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김민재가 이렇게 성장했나요. 대단합니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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