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냉정하게 전반전의 손흥민은 매우 좋지 못했다. 존재감이 아예 없었다. 오랜만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적응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했다.

하지만 우려는 필요없었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찾아온 단 한번의 기회에서 ‘손흥민다운’ 모습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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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훗스퍼는 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2시 55분 오스트리아 린츠의 라이파이젠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5차전 LASK 린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골에도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주며 끝내 3-3 무승부에 그쳤다. 손흥민은 후반 36분까지 뛰고 1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잔여 1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2강 진출을 확정하기에 손흥민, 피에르-호이비에르 등 핵심선수를 꽤 투입한 토트넘은 눈 쌓인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오히려 주도권을 내준채 끌려간다. 그러다 전반 42분 린츠의 등번호 10번인 페터 미콜이 약 30m 거리에서 엄청난 무회전 중거리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0-1로 뒤진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에 상대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가레스 베일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1-1로 균형을 맞추며 전반전을 마쳤다.

가레스 베일-루카스 모우라와 3톱으로 나서 최전방에 섰던 손흥민은 전반전 부진했지만 후반 11분 역습기회에서 탕귀 은돔벨레의 스루패스를 받아 단독 질주 후 골키퍼 일대일 기회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이후 수비자원을 대거 투입한 토트넘은 후반 39분 린츠의 스루패스 한방에 수비가 무너지며 요하네스 에게스타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만다. 허무하게 무승부에 그치나 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델리 알리가 키커로 나서 3-2를 만들며 승리하는가 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린츠의 마모두 카라모코가 중거리 감아차기 슈팅을 한 것이 절묘한 코스로 골문을 갈랐다. 극적인 린츠의 동점골이 터지며 결국 3-3 무승부로 종료됐다.

손흥민은 선발출전해 베일-모우라와 함께 3톱으로 나섰다. 해리 케인이 없는 최전방에 서 ‘SON톱’ 역할을 부여받은 것. 하지만 전반전 손흥민은 존재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혀 활약하지 못했다. 슈팅 하나 때리지 못했고 경기가 안풀리자 모우라 등과 포지션 스위칭을 하며 노력했지만 부진한 팀 경기력과 맞물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부진한 전반전을 마치고 심기일전한 손흥민은 자신에게 찾아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1분 상대 실수로 찾아온 역습기회에서 탕귀 은돔벨레가 찔러준 스루패스를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고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팠다. 홀로 질주 후 골키퍼 일대일 기회에서 침착하게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부진했다 할지라도 공격수에게 필요한 ‘킬러본능’은 갖추고 있던 손흥민이다. 추운 날씨와 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집중하기 쉽지 않았을테지만 한번 찾아올 기회를 믿고 손흥민은 기다렸고 그 기회가 오자 놓치지 않았다. 이날 후반 36분까지 뛰며 손흥민은 이 골을 넣은 슈팅 한번밖에 하지 못했다.

시즌 12호골로 유로파리그에서는 2골째다. 지난 11월 22일 맨체스터 시티전 득점 이후 2경기만이긴 하지만 거의 2주나 있다 넣은 득점이기에 반갑다.

골감각을 되살린 손흥민은 오는 7일 토트넘의 최고 라이벌인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를 정조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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