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CF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발렌시아CF의 주전 측면 미드필더인 카를로스 솔레르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솔레르는 이강인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이강인이 그의 부상 공백을 메울 것이란 전망과 함께 오히려 그의 이적을 막는 족쇄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르카 등 스페인 언론들은 솔레르가 팀 훈련 중 발목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코페는 솔레르가 적어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경기 포함 9경기에는 결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솔레르는 측면과 중원을 넘나드는 미드필더 자원이다. 지난 시즌엔 4-4-2 전형의 오른쪽 측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강인이 팀내에서 오른쪽 측면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강인에게 솔레르는 직접적인 경쟁자였다.

현지에선 솔레르의 빈자리를 다니엘 바스와 페란 토레스, 그리고 이강인이 메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터운 선수층 속에 출전 기회를 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던 이강인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를로스 솔레르 ⓒAFPBBNews = News1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를 호재로만 받아들이긴 어렵다. 오히려 이강인의 속이 타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이강인이 국왕컵 등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엔 곤살루 게드스와 데니스 체리세프 등 측면 자원들의 부상이 있었다.

프로 데뷔 당시엔 둘 모두 부상이었고, 이후 게드스가 장기 부상에 빠져있을 때 7경기 중 6경기에 출전할 만큼 꾸준히 출전기회를 받았다. 정식적으로 프로에 데뷔한 것도 이 시기 직후였다.

그런데 게드스가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이강인은 철저하게 ‘전력 외’로 밀려났다. 소집명단에 포함되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부침을 겪었다. 프로계약을 맺은 터라 2군 경기에조차 뛰지 못했다.

마르셀리노 감독이 지난 시즌과 동일한 전술, 동일한 측면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지난 시즌의 상황이 반복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솔레르의 부상과 맞물려 시즌 초반 그라운드를 누비더라도, 솔레르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이강인의 자리는 또 다시 사라질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이강인이 추진 중인 이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점. 그동안 단장 등 구단 수뇌부들만 이강인의 잔류를 원해왔다면, 이젠 코칭스태프들마저 또 다른 부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강인의 잔류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강인은 적어도 내년 1월까지는 팀에 남을 수밖에 없다.

8000만 유로(약 1074억원)에 달하는 바이아웃(이적허용금액)이 이강인의 이적을 막는 족쇄였다면, 이제는 솔레르의 부상이 이강인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른 팀으로 떠나기 어려운 또 다른 족쇄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강인에겐 맞지 않는 전술과 역할을 고수하는 마르셀리노 체제에선, 이강인이 설 자리 역시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 무엇보다 꾸준한 출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이강인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들은 진한 아쉬움들만 남기고 있다.

한편 이강인은 오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각) 셀타 비고와의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2라운드 원정경기를 통해 시즌 첫 출전에 도전한다. 지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홈개막전 당시엔 부상으로 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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