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이 그야말로 총체적난국에 빠졌다. 회장은 횡령 및 성폭행 의혹 속에 직무 정지를 당한데다가, 연맹 이사직을 겸하는 감독들은 승부조작 논란에 휩싸인 까닭이다.

앞서 학부모들의 돈을 가로채고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종선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회장직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언남고를 포함한 고등학교들에 대한 지휘 및 감독 권한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은 앞서 서울 언남고 감독 재임 당시 학부모들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고, 최근엔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방송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정 회장의 변호인 측은 "정 회장이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했다거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축구협회는 '성희롱·성폭력의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지침 11조'에 따라 정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등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축구대회인 추계고등연맹전에서 두 학교 간 승부조작 논란이 일었다. B고교에 0-3으로 뒤지던 A고교가 20분 새 4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거뒀는데, 이 과정에서 B고교가 느슨한 플레이로 의도적으로 실점을 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도 A고교와 B고교 모두 대회 32강전에 진출한데다가, 두 감독이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전해지면서 승부조작에 대한 의심은 증폭됐다.

결국 고등연맹은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고 두 팀의 3년간 대회 출전 금지 및 지도자들의 영구 정지 징계 등 중징계를 내렸다. 상급기관인 축구협회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스포츠공정위에 넘겨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A고교와 B고교 감독들은 고등축구연맹의 이사직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들은 징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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