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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사실 지난달만 하더라도 2019 U-20 월드컵, 그리고 정정용호를 향한 축구팬들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2년 전엔 국내에서 개최된 대회였던 데다가 이승우 백승호 등 당시 FC바르셀로나에 속했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지만, 이번엔 폴란드에서 개최된 데다가 주목 받는 선수들도 많지 않았던 까닭이다.

특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우승후보들과 같은 조별리그에 속하면서 과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갖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그나마 한국축구의 미래로 손꼽히는 이강인(발렌시아)이 과연 어떤 활약상을 보여주느냐에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만 하더라도 정정용호를 향한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당시 한국은 포르투갈에 0-1로 패배했고, 90분 동안 단 1개의 유효슈팅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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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어진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2차전부터 한국축구 새 역사를 향한 정정용호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골을 앞세워 승점 3점을 챙긴 한국은, U-20 월드컵 최다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와의 최종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하며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아르헨티나전 전만 하더라도 16강 진출을 위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던 정정용호는 당당히 조 2위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16강전은 ‘한일전’으로 펼쳐졌다. 정정용호, 그리고 U-20 월드컵을 향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계기였다. 당시 정정용 감독은 일본보다 이틀 덜 쉰 일정을 고려해 전반전을 안정적으로 버티고, 후반전에 승부수를 던지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하프타임과 함께 전술 변화가 이뤄진 한국은 결국 후반 39분 오세훈(아산무궁화)의 헤더 결승골을 앞세워 일본을 꺾고 6년 만에 U-20 월드컵 8강 무대를 밟았다. 당시 일본 감독은 한국의 전술적인 변화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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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과의 8강전은 이번 대회는 물론 U-20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펼쳐졌다. 세네갈전에서 보여준 ‘대역전 드라마’는 정정용호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된 기폭제가 됐다.

당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1-2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막판 이지솔(대전시티즌)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1골씩 더 주고받은 한국은 결국 120분 혈투를 마치고 승부차기에 접어들었다.

승부차기 초반엔 패색이 짙었다. 1, 2번 키커로 나선 김정민(FC리퍼링)과 조영욱(FC서울)이 잇따라 실축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러나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남은 세 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을 시키는 사이, 이광연(강원)의 선방과 상대의 연이은 실축 덕분에 극적으로 승전보를 울렸다.

36년 만에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에콰도르와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놓고 다퉜다. 그리고 이강인의 번뜩이는 패스와 최준(연세대)의 결승골을 앞세워 한국축구 새 역사를 썼다. 남자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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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아 대한민국도 ‘축제’가 됐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전국 곳곳에서 거리응원 개최 소식이 전해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가 그랬듯, 단체응원이 진행되는 전국 곳곳이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먼 타지에서 한국축구의 새 역사를 쓰는 청춘들을 향해, 국민들이 보내는 응원의 물결이었다.

다만 ‘우승’이라는 염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1-3으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눈앞에서 우승컵을 놓친 선수들은 억울함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러나 축구팬들을 그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결승전까지 오른 성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투지와 투혼 등에 보내는 아낌없는 박수였다.

덕분에 누군가는 17년 전, 2002년 월드컵 당시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됐다. 또 다른 누군가는 2019년 U-20 월드컵이 ‘새로운 추억’으로 남게 됐다. U-20 월드컵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안겨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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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6/16 05: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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