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왔지만 아직 1초도 경기장을 밟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결승전이라 방심은 없어야하고 최상의 전력으로 끝까지 임해야하지만 스코어차이가 벌어져 우승과 함께 1초도 뛰지 못한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까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왼쪽부터 박지민, 이광연, 최민수 골키퍼. ⓒ대한축구협회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축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 우크라이나전을 가진다.

남자축구 사상 첫 피파주관대회 결승까지 오른 20세 대표팀은 단 한경기만 이기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우승을 위해 마지막 힘까지 짜내야한다. 최상의 전력을 위해 최고의 선수들이 너무 빠듯한 일정에도 끝까지 뛰어 우승을 위해 달려야한다.

하지만 혹시 가능하다면, 아직까지도 경기에 뛰지 못한 3명의 선수들이 1초라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시나리오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U-20 대표팀 21명 중 왼쪽 수비수 이규혁(제주), 골키퍼 최민수(함부르크)와 박지민(수원 삼성)은 아직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규혁의 경우 포지션 경쟁자인 최준이 U-20 월드컵 최다 출전시간 1위를 가져갈 정도로 뛰어나다. 최준은 에콰도르와의 4강전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엄청난 스태미나와 활약으로 U-20이 낳은 숨은 보석이다. 그러다보니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의 대체 선수로 급하게 합류한 이규혁이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

최민수와 박지민 역시 이번 대회 한국의 후방을 지킨 이광연에게 밀려 아쉽게도 1초도 뛰지 못했다. 이광연이 매경기 엄청난 선방쇼를 선보이다보니 웬만하면 교체도없는 골키퍼 자리에서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 3명이 모두 출전시간을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한국이 초반부터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할지라도 골키퍼를 2번이나 교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실보다는 바람에 가깝다.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아직 이렇게 뛰지 못한 선수들도 하나로 뭉쳐 정정용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이 됐기에 결승행이 가능했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빠르게 승부를 확정지을 정도로 스코어 차이를 벌려 1초도 뛰지 못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 모두가 경기장을 밟아보는 것.

바람이고 꿈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선수들은 멀리서 국민들이 보내주는 응원도 느끼지만 당장 내 옆에, 함께 자고 훈련하는 동료들의 응원과 동료를 위해 뛰자는 마음이 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이규혁, 최민수, 박지민도 있었기에 결승이 가능했다. 바람이라도 이런 마음을 안고 뛴다면 기적이 가능하지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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